충남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 외진 섬마을에 종합병원이 떴다. 순천향대 천안병원(병원장 김선주) 의료봉사단이 27일 원산도 광명초등학교에 임시 종합병원을 차린 것. 의료진은 대학병원 의사 17명과 약사 4명, 간호사 40명, 의료기사 10명, 자원봉사자 등 모두 80명. 8년 동안 순천향대 총장을 지낸 서교일 순천향대 이사장(내과전문의)도 참여했다. 대규모 의료진인 터라 섬마을 출장은 이동부터 볼만했다. 의료선에는 초음파 심전도 내시경 X선 촬영 장비 등이 실렸고 모두 15개 진료과목이 개설됐다.
순천향대병원과 원산도의 인연은 2007년부터 시작됐다. 특수장비를 갖춘 의료선이 원산도를 비롯해 인근 외연도 삽시도 효자도 등에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해 순천향대병원에 데이터를 전송하면 의료진은 이를 바탕으로 원격 영상진료를 시행해 온 것. 하지만 일부 환자는 의료진이 직접 만나봐야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있어 이번에 섬을 찾게 됐다.
주민 조병갑 씨(75)는 “허리디스크가 있어 배를 타고 나가는 일도, 병원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도 힘들었는데 집 앞에 의사선생님이 찾아와 벌써 나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순천향대병원은 올해부터 심장질환이 있는 40∼60대 환자 10명의 집에 원격진료장비를 설치해 정기적으로 건강수치를 측정하고 데이터를 전송받을 계획이다.
서 이사장은 “의료 혜택에서 소외된 주민들이 더욱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원산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원격영상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활동 범위를 넓혀 가겠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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