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일단 신인상이 목표”

  • 입력 2009년 6월 29일 15시 56분


신지애(21·미래에셋)는 역시 무늬만 신인이었다. 어느새 그의 시선은 신인상을 넘어 '골프 여왕'을 향하고 있다.

29일 미국 뉴욕 주 피츠퍼드의 로커스트힐CC(파72)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웨그먼스LPGA대회. 신지애는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1타를 줄여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신지애는 악천후 속에서 경쟁자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공동 2위 그룹을 올 시즌 LPGA투어 최다인 7타 차로 따돌렸다. 지난해 미국LPGA투어 비회원으로 3승을 거뒀던 그는 올 시즌 정식 멤버가 된 뒤 두 번째 트로피를 안았다. 30만 달러를 받으며 올 시즌 처음으로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해 상금 선두에 나섰다. 신인상 포인트에서는 2위 미셸 위를 크게 따돌렸다.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에서도 1위. 국내에서 뛰던 2006년 상금왕과 대상, 신인상을 휩쓴데 이어 미국 무대에서도 동시 석권을 노릴 기세다.

미국LPGA투어에서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을 독식한 것은 1978년 낸시 로페즈(미국)가 유일하다. 신지애의 우상인 캐리 웹(호주)은 1996년 신인으로 상금왕을 차지했다. 새 역사의 희망을 키운 신지애는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크리스티 커(미국) 등 강자들과 한 여름 필드를 더욱 뜨겁게 달구게 됐다.

신지애는 이번 대회에 앞서 무뎌진 퍼트 감각을 되살리느라 애를 썼다. 이달 초 라운드 당 평균 30개 가까이 치솟은 퍼트를 잡기 위해 하루 4시간 가까이 훈련을 했다. 케서린 헐(호주)의 코치인 스티브 맥리 씨의 레슨을 통해 퍼트할 때 머리를 고정하는데 지나치게 신경 쓰기보다 머리는 자연스럽게 움직여도 몸통의 중심을 잡는 방법으로 교정하면서 효과를 봤다. 그 덕분에 이번 대회 평균 퍼트 수를 26.5개까지 떨어뜨렸다.

또 나무가 많은 코스 특성을 감안해 거리를 줄이고 정교하게 코스를 공략했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는 241.7야드였지만 페어웨이 적중률은 87.5%(1위)로 높았다. 이 코스에서 5차례나 대회를 경험한 캐디 딘 허든의 도움도 큰 힘이 됐다.

신지애는 "앞으로 큰 대회가 많이 남아 있어 일단 신인상이 목표다. 기회가 되면 더 높은 곳을 노리겠다"며 야심을 드러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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