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동대문구 ‘쓰레기로 전력생산’ 첫 가동

  • 입력 2009년 6월 30일 02시 56분


9월 본격 가동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서울 동대문구 환경자원센터의 전경.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가동되는 이 환경자원센터는 생활 쓰레기를 모아 시간당 1MW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사진 제공 동대문구
9월 본격 가동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서울 동대문구 환경자원센터의 전경. 수도권에서 처음으로 가동되는 이 환경자원센터는 생활 쓰레기를 모아 시간당 1MW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사진 제공 동대문구
내달 수도권 지자체 최초로 환경센터 시운전
1시간에 2000가구 한달 사용분 전기 만들어

각 지방자치단체가 음식물쓰레기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자치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로 전력을 생산하는 시스템이 서울 동대문구에서 첫선을 보인다. 동대문구는 용두동 일대 1만4838m²의 용지에 조성 중인 ‘동대문 환경자원센터’가 다음 달 시험가동에 들어간다고 29일 밝혔다. 쓰레기로 전력을 생산하는 환경자원센터가 지방에서 운영 중인 사례는 있지만 수도권에서 가동되는 것은 동대문구가 처음이다.

○ 시간당 2000가구 한 달 사용 전력이

동대문 환경자원센터에 반입된 음식물쓰레기는 대형 밀폐창고에서 1개월간 분해 과정을 거치게 된다. 야간에 반입된 쓰레기는 다음 날 오전부터 처리가 시작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로 시간당 1MW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고 구는 설명했다. 1MW는 2000가구가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다. 남는 부산물은 염도를 낮춘 뒤 퇴비로 사용된다.

환경자원센터에서는 음식물쓰레기 외에도 생활쓰레기, 대형폐기물도 처리할 수 있다. 동대문 환경자원센터는 1일 음식물쓰레기 98t, 재활용쓰레기 20t, 생활쓰레기 270t, 대형폐기물 20t을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을 갖추었다. 또 하루 150t의 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과 분당 3600m²의 악취를 제거할 수 있는 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구에서 환경자원센터 건설을 추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쓰레기 처리 비용. 대부분의 지자체는 비용을 부담하면서 다른 지자체의 쓰레기처리장에 쓰레기를 넘기는 식으로 발생 쓰레기를 처리해 오고 있다. 동대문구 청소행정과 고현명 계장은 “쓰레기 처리 비용으로만 올해 4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설사 돈이 있어도 쓰레기처리장이 있는 지자체에서 쓰레기 반입을 거부할 경우 쓰레기 대란이 일어날 수 있어 환경자원센터 건설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혐오시설 이미지를 없애라

장기적으로 구에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환경자원센터의 착공은 쉽지 않았다. 혐오시설이 될 거란 우려에 주민들의 반발이 격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는 2004년 사업구상 단계에서부터 구청장을 포함한 구 관계자들이 직접 나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와 간담회를 수십 차례 개최했다. 결정적으로 용지를 구 청사 맞은편으로 정하고 모든 시설을 지하화하고 환경자원센터 지상에는 근린공원을 조성해 혐오시설 이미지를 없앤 것이 주민들의 반발을 완화하는 계기가 됐다. 고 계장은 “구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점과 함께 지상에는 공원을 조성해 휴식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2006년 11월 첫 삽을 뜬 동대문 환경자원센터에는 민간투자 방식으로 총 521여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구는 시설별 연동 테스트와 시험운전을 거쳐 9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방태원 동대문구청장 권한대행은 “환경자원센터 건설로 환경기초시설을 확보해 추후 자치구 간 환경시설 빅딜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며 “서울에서 첫선을 보이는 시설인 만큼 모범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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