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1위 오명 씻자” 광주가 하나로 뭉친다

  • 입력 2009년 6월 30일 02시 58분


民官 시민운동기구 오늘 출범

수년째 ‘교통사고 발생률 전국 1위’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는 광주에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민관(民官)을 포함한 대규모 시민운동기구가 30일 출범한다. 이번 시민운동기구는 기존 시민운동의 영역을 넘어 관계기관과 언론을 포괄하는 ‘지역사회 통합형’ 조직이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광주 선진교통문화 범시민운동본부’의 고문 회장단 등 500여 명은 30일 오후 2시 광주 북구 운암동 광주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운동본부에는 초대 헌법재판관을 지낸 김양균 변호사가 대표회장을 맡고 지역 경제계 종교계 학계 시민운동계 지도자들이 공동회장으로 참여한다. 박광태 광주시장, 강박원 광주시의회의장, 김관재 광주고법원장, 신상규 광주고검장, 오세욱 광주지법원장, 박영렬 광주지검장과 지역 국회의원 8명 등 19명은 공직 고문을, 고제철 송원그룹 회장을 비롯한 지역 경제계 종교계 인사 10명은 고문을 각각 맡는다.

시청과 5개 자치구, 검찰 경찰 교육청 등 유관기관이 ‘법률행정지원단’으로 이 운동을 제도적 정책적으로 지원한다. 지역 방송 신문 등 17개 언론사 대표와 편집·보도국장들도 단순 보도 기능을 넘어 ‘홍보 계도’를 맡아 직접 참여한다. 이날 출범식 직후부터 지역 내 버스 택시 트럭 등 전체 사업용 자동차들은 교통사고 예방과 이 운동에 대한 동참 의지를 나타내는 뜻으로 ‘낮 시간대 전조등 켜기’ 운동에 들어간다. 운동본부는 전조등 켜기와 방향지시등(깜박이) 사용, 먼저 양보하고 인사하기 등 5대 행동강령을 운전자들에게 홍보할 예정이다.

상임공직고문을 맡은 박 지검장은 “이 운동은 정파와 이념과 종교, 세대와 계층을 초월해 지역사회의 가장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다양한 의견을 모아 ‘현장형’ 실천운동을 펴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통합형’ 조직이 결성된 것은 ‘교통사고 줄이기’가 광주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심각한 과제라는 점에 폭넓게 공감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광주지역에서는 모두 8231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138명이 사망하고 1만3533명이 다쳤다. 자동차 1만 대당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지난해 156.4건으로 전국평균(105.7건)을 훨씬 넘었다. 2년 연속 전국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568.8건, 사망자는 9.5명에 이른다. 발생건수로는 6대 도시 가운데 최고다. 이 역시 전국평균(444.0건)을 훌쩍 뛰어넘었다.

김 대표회장은 “광주가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유치하는 등 국제도시로 발돋움하려는 마당에 ‘교통사고율 전국 1위’는 이제 불명예를 넘어 지역발전의 커다란 장애물이 되고 있다”며 “시민 모두가 교통사고 줄이기 운동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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