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문경의 잰걸음, 체육부대 축소 막아

  • 입력 2009년 6월 30일 06시 16분


종목수 25→5 방침 알려지자

국회-체육회 찾아 즉각 대응

“군인올림픽 유치에 전력”

“지역으로 이전하는 국군체육부대(상무) 시설 조성사업을 완벽하게 마무리하고 2015년 세계군인올림픽도 유치해야죠.”

신현국 경북 문경시장은 29일 “최근 국군체육부대의 이전 계획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시장은 국방부가 문경으로 이전키로 했던 국군체육부대 규모가 현재 25개 종목(선수 600여 명)에서 5개 종목(〃 150명) 수준으로 대폭 축소된다는 방침이 알려지자마자 곧바로 국회와 대한체육회 등을 방문해 당초 계획대로 이전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공론화시켰다. 이를 계기로 25일 문경의 기관단체장과 주민 등은 결의대회를 열어 계획대로 체육부대를 이전할 것을 국방부에 촉구하는 등 순발력 있게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이전 대상지의 보상과 매입 절차를 이미 끝내고 다음 달부터 공사에 들어갈 예정인데 국방부가 갑자기 축소 방안을 언급하는 것은 국책사업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즉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군체육부대 이전 계획을 담당하는 국방부 김용기 인사복지실장은 26일 그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일로 문경시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책임자로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부대 이전을 당초 계획대로 추진하며 육성 종목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성남시에 있는 국군체육부대는 2011년까지 국비 3900억 원을 들여 문경시 호계면 견탄리 일대 148만 m²에 이전할 예정이다.

문경시는 일부 자치단체들이 이미 국군체육부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던 2006년 8월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었지만 접근성과 훈련 여건, 부대원 선호도 등에서 모두 100점을 받아 2007년 4월 유치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신 시장은 국군체육부대와 국방부 등을 50여 차례나 방문해 문경이 최적지라는 점을 적극 홍보했다.

신 시장은 또 올해 3월 문경이 지역구인 이한성 국회의원(한나라당)과 함께 세계군인올림픽을 주관하는 세계군인체육연맹 사무국(벨기에 브뤼셀 소재)을 방문해 2015년 세계군인올림픽 유치 의지를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문경에 국제적인 수준의 국군체육부대가 2011년까지 이전 조성된다는 점을 강조해 관심을 모았다. 미헬 판 뫼르스 사무총장은 “여러 나라에서 2015년 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벨기에까지 찾아와 적극적인 유치 계획을 설명한 것은 처음”이라며 “문경에서 열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올림픽은 1948년 프랑스에서 처음 열린 이후 4년마다 개최되는 것으로 2011년 대회는 브라질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신 시장은 “국군체육부대 이전 규모가 축소됐다면 군인올림픽 유치 계획도 포기할 뻔했다”며 “130여 개국 1만5000여 명의 ‘군인선수’가 참여하는 군인올림픽을 유치하면 문경의 위상이 높아지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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