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국제공인 이름도 ‘고추장’

  • 입력 2009년 7월 1일 02시 57분


김치 이어 두번째… 된장-인삼도 국제식품규격 등록

한국의 전통식품 고추장(Gochujang)이 김치(Kimchi)처럼 세계 시장에서 한국어 고유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32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총회에서 고추장, 된장, 인삼이 아시아 지역 국제식품규격으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CODEX는 4일 열리는 총회에서 이 식품들을 국제식품규격으로 최종 확정해 문서화한다.

이에 따라 세계 시장에서 고추장은 영어 ‘Korean hot pepper paste’가 아닌 한국어 발음 ‘Gochujang’으로 불린다. 된장은 일본, 중국 등 다른 국가에 비슷한 제품이 있어 ‘Fermented Soybean Paste’로 불린다. 또 한국은 물론 중국도 많이 수출하는 인삼은 ‘Ginseng Products’로 통용된다.

특히 고추장은 고유 이름이 세계적 이름으로 사용돼 한식 세계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CODEX에 등록된 160여 개 식품규격 가운데 고추장처럼 특정 국가의 고유명이 등록된 사례는 프랑스의 ‘카망베르 치즈’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고추장이 타바스코나 칠리소스 등과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 논란이 있었지만 고추와 전분을 주원료로 한 발효식품이라는 점에서 인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원산지가 다양한 인삼은 소비자가 혼동할 우려가 있는 경우 원산지를 사용해 표시한다. 고려인삼에 대해서는 품질 조건을 별도로 규정하고 ‘백삼(White Ginseng)’, ‘홍삼(Red Ginseng)’이란 명칭을 사용할 수 있게 해 다른 원산지의 인삼과 차별화했다.

CODEX에 등록된다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식품으로 공식인정을 받았다는 뜻이다. 다만 ‘모든 식품 규격은 일단 지역별로 채택한다’는 규정에 따라 이번에는 아시아 지역 규격으로 등록됐다. 하지만 앞으로 교역이 확대되면 세계 규격으로 채택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간 한국으로부터 고추장, 인삼 등을 잘 수입하지 않는 국가는 국제식품규격에 등록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수입을 제한했었다”며 “이제 국제적 인정을 받아 한식 세계화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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