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마련된 유아수유실의 가장 큰 특징은 독립된 전용공간을 확보했다는 점. 지하철 역사 내 유아수유실은 2007년 7월 지하철1호선 종로3가역 등 4개 역에서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휴게실과 같은 공간을 사용해 “수유실에 직원들이 있어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서울메트로는 역사 내 공간을 조정해 9.9∼39.7m² 규모의 독립된 공간을 확보하고 이를 유아수유실로 조성했다. 리모델링을 마친 유아수유실은 기저귀 교환대, 수유 의자, 세면대, 소파, 화장대, 전자레인지, 온풍기 등을 갖추고 있다. 서울메트로 측은 “위생시설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조명, 마감재 등 세세한 부분까지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유아수유실 개선작업은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진행됐다. 서울메트로는 개선사업을 앞두고 수유실을 이용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불편사항을 조사했고 시민들은 “수도시설이 없어 불편하다” “안내판이 없어 전동차에서 내려도 수유실을 찾기 힘들다”, “지하철 노선도에 수유실이 있다는 표시를 해달라”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안내판이 없어 찾기 힘들다는 지적에 따라 유아수유실이 설치된 지하철 역사 내 곳곳에는 유아수유실의 위치와 거리를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됐다. 앞으로는 지하철 노선도 및 안내도에도 유아수유실이 설치된 역을 표기할 예정이다. 서울메트로 측은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10분 이내에 접근할 수 있으려면 최소 4∼5개 역당 1곳을 설치해야 한다고 조사됐다”며 “25개 역에 설치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뀐 유아수유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수유실 출입문에 설치된 ‘콜폰’. 시민들이 수유실을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이 있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요청할 일이 있을 때 콜폰을 누르면 인근에 있는 역무원들이 달려와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다. 서울메트로는 콜폰이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각종 사건·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여성들이 안심할 수 있고 수유실 비품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