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한 김관용 경북지사는 2일 칭화대에서 ‘한국 새마을운동과 중국의 신(新)농촌건설’을 주제로 1시간 동안 강연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대는 베이징대와 함께 중국의 최고 명문대.
대통령이나 총리급 인사들이 주로 강연을 하는 칭화대에 김 지사가 학생 400여 명 앞에 서게 된 것은 새마을운동 덕분이었다. 중국 중앙정부는 새마을운동을 모델로 2006년부터 ‘신농촌건설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각 성의 공무원과 농민 지도자 등은 한국을 찾아 새마을운동 연수를 받고 있다. 이날 강연은 경북도정(道政)의 핵심과제 중 하나가 새마을 관련 사업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6일 경북도 새마을봉사과의 직원 16명 중 상당수는 밤늦게까지 근무했다. 이들 직원은 퇴근시간 개념이 거의 없다.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경북도에만 있는 새마을 관련 부서다. 새마을운동을 국제적으로 확산하려는 노력과 함께 9월 19∼23일 구미시에서 열리는 ‘대한민국새마을박람회’ 준비 때문에 요즘 직원들은 쉴 틈 없이 분주하다.
편창범 새마을봉사과장도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본보 기자가 갔을 때 김 지사와 면담을 하고 온 편 과장은 “새마을정신을 어떻게 기업가 정신과 연결하나…”라며 고민스러워했다. 최근 몽골도 방문해 경제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김 지사가 몽골에 도움이 되도록 새마을과 기업활동을 연결하는 임무를 줬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는 자부심이 많다고 했다. 김 지사의 칭화대 강연을 지켜본 그는 “중국의 지도자로 성장할 학생들이 강연장을 나서는 지사를 따라가며 한마디라도 더 들으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마을 정신을 더욱 높여 나야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지금 총력전을 펴고 있는 것은 새마을박람회.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지 거의 40년 만에 이 운동을 시대에 맞는 국가적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느냐를 가름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직원 10여 명이 회의 탁자에 모여 박람회 준비 상황을 하나씩 점검하고 보완할 측면을 꼼꼼하게 확인했다. 특히 이번 박람회가 단순한 보여주기 식 행사가 아니라 전 국민의 관심 속에 ‘의식의 녹색화’를 시작하는 새로운 운동이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어떻게 제시할 것인지가 큰 과제다.
직원 중 막내인 오영호 씨(30)는 상주시에 근무하다 지난해 11월 도청으로 전입해 새마을박람회 준비에 땀을 흘리고 있다. 오 씨는 “새마을운동을 공부해보니 이 운동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있게 됐다고 할 수도 있는데 그동안 과소평가됐음을 많이 느낀다”며 “특히 대학생들이 새마을정신에 진지한 관심을 가지면 자기 계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