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경우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층의 비율이 1962년에는 7.8% 정도였지만 2005년에는 47.4%로 급증했다. 포장 면적이 넓어지면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못해 홍수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비가 오지 않는 무더운 날에는 지표면의 온도가 70도까지 올라가 열섬 현상도 생긴다.
이런 문제점을 파악한 선진국에서는 빗물이 땅으로 스며드는 도시를 만들고 있다. 독일 하노버에 있는 신주거단지는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도록 도로 포장을 최소화하고 빗물침투시설을 설치해 빗물 유출을 최소화했다. 빗물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미국 일부 도시에서는 주택에 빗물을 이용한 정원을 설치해 버려지는 빗물과 오염물질 발생량을 함께 줄였다. 한국의 경우 경기 수원시가 빗물도시(Rain City)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있는 주상복합단지 스타시티에서는 조경 용수와 공공화장실 용수를 빗물로 쓰기도 한다.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우리 국토에 1년간 내리는 빗물의 양 1240억 m³ 중 42%가 증발되는 것을 생각하면 모범 사례가 되는 시도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강이나 하천을 관리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도시에서 빗물을 다시 활용하거나 땅으로 스며들게 하는 방법도 좋은 대안이다. 한국의 도시들이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 수 있는 방법으로 개발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양병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