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는 고가 매입은 절대 안 된다.”
경남 마산시가 도심 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건설업체 소유 용지를 비싼 가격에 사들이려 하자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마산YMCA 시민위원회는 15일 오후 마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업성이 없어 장기간 묵혀둔 땅을 거액으로 사들인다면 업체에 엄청난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상 용지는 과거 마산시내 중심상권이었던 오동동 155-1 옛 한국은행 자리 5217m². 아파트 건설업체인 ㈜부영은 다른 업체가 소유했다가 소송에 휘말린 이 땅을 2003년 12월 84억3000만 원에 낙찰받았다. 부영은 그동안 이 땅에 상가를 짓는 문제 등을 검토했으나 사업성이 떨어져 착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산YMCA는 “6년 전에 비해 오동동과 창동 등 마산 도심의 부동산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며 “그런데도 부영에 60억 원 가까운 차익을 보장해 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마산시는 2002년 결성된 ‘한국은행 터 공원 만들기 시민행동’ 등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라 이곳에 문화광장이 포함된 도심공원을 조성하기로 하고 용지 매입 예산으로 140억 원을 편성했다.
마산YMCA 조정림 간사는 “시민들이 공원 조성을 요구할 당시에는 마산시가 예산 조달 문제를 이유로 한국은행 터를 매입하지 않았으며, 부영은 시민들의 염원을 알면서도 개발사업을 위해 이 땅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마산시 관계자는 “낙찰 가격으로 용지를 매입하라는 의회와 시민단체의 요구는 현실적으로 무리”라며 “매입 가격은 엄격한 감정평가를 거쳐 결정된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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