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시민 속을 파고드는 미술관

  • 입력 2009년 7월 16일 06시 49분


광주시립미술관 풍성한 전시-강좌 마련
음악회-어린이갤러리 등 시민들 호응 커

11일 오전 광주시립미술관 어린이 갤러리. 7일부터 설치작가 2명과 함께 ‘뚝딱뚝딱 쓱싹쓱싹 정크아트전’을 갖고 있는 김일근 씨(32)가 초등학생들을 반갑게 맞았다. 김 씨는 골판지로 만든 높이 4m의 로봇태권V와 깡통로봇을 보여주며 제작 방법과 작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학생들은 집에서 가져온 골판지를 오리고 붙이며 작품을 만들었다. 6학년 박한빈 군(13)은 “버려진 상자로 카메라를 만들었는데 너무 재미있다”며 “재활용품 전시회를 보고 직접 작품도 만들면서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이 시민과 함께하는 미술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2007년 10월 중외공원으로 새로 지어 옮긴 뒤 다양한 강좌를 운영하고 전시 공간을 늘리면서 시민과 소통하고 있다.

○ 시민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

시립미술관은 매주 수요일을 ‘미술관 가는 날’로 정하고 직장인을 위해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있다. 매달 첫째 수요일에는 오후 7시부터 시민들을 위한 작은 음악회를 열어 매회 200여 명이 참여할 만큼 호응을 얻고 있다.

어린이 갤러리의 성과도 눈부시다. 어린이 미술관(3466m²)을 꾸미고 어린이들이 체험과 학습을 할 수 있는 창작체험관과 도예실, 문화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거쳐간 수강생이 1000명이 넘고 30여 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어린이 미술교실, 수채화 교실 등 예술적 감성을 키워주는 강좌도 풍성하다. 여름방학 때는 환경과 미술, 도예교실, 천연제품 만들기 등이 개설된다. ‘찾아가는 미술관’은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광주 남구 봉성동에 위치한 아동보육시설인 ‘형제사’와 자매결연하고 매주 한 차례 찾아가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친다.

○ 지역작가 창작의욕 북돋는 미술관

시립미술관은 지난해 8월 금남로 분관에 이은 또 하나의 분관인 ‘갤러리 라이트’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오픈했다. 3층짜리 건물의 2, 3층(연면적 260m²)을 빌려 리모델링했다. 연중 1, 2차례 시립미술관이 마련한 기획전을 열고 평소에는 지역 작가에게 절반 가격에 대여해 준다. 개관전 ‘해밀’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3번의 기획전과 41회의 대관전이 열려 지역 작가 80여 명이 소개됐고 9일 현재 1만7835명(1일 평균 53명)이 전시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옛 전남도지사 공관도 지난해 8월 상록전시관이란 이름의 다목적 미술관으로 변신했다. 옛 모습을 원형대로 보존하면서 미술관 용도에 맞게 6개 전시실로 꾸미고 지역 작가들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시립미술관은 지역작가의 중국 진출을 돕기 위해 중국 베이징에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올해 10월 오픈하기로 했다. 박지택 관장은 “현대식 전시 공간과 수준 높은 전시로 관람객이 크게 늘었다”며 “많은 시민들이 미술관을 즐겨 찾도록 다양한 강좌와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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