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홍현]방송대 학생은 왜 ‘구청 알바’ 안되나

  • 입력 2009년 7월 18일 03시 00분


학업과 직장을 병행하는 나는 업무상 아침마다 신문 6, 7개를 읽는다. 3년여 동안 좋아하는 신문과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의 신문을 매일 의무적으로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신문마다 빠짐없이 읽는 코너가 생겼다. 동아일보 오피니언면의 ‘캠퍼스 산책’이 그중 하나다. 대학을 다니는 동안 많은 경험을 하면서 후회 없는 대학 생활을 했다고 자부하는데도, 졸업하고 나니 대학이라는 곳은 늘 그립고 아쉬움이 남아서 대학생의 생생한 이야기에 자꾸 눈길이 가는 모양이다.

노동법에 관심이 생겨 올해부터 한국방송통신대에 입학해 다시 대학생이 됐다. 한국방송통신대 학생에 대해선 주변의 시선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주말에 시간이 날 때마다 찾는 봉사활동이나 관심분야 모임의 모집공고에 대학생이라는 단어가 있으면 눈길이 가면서도 늘 전화를 걸어 “방송대 학생도 되나요?”라고 물어봐야 하기 때문이다. ‘캠퍼스 산책’ 칼럼에도 방송대 재학생의 기고가 가능한지 문의했다. 때로는 상관없다는 대답을, 때로는 안 된다는 대답을 듣는다. 한국방송통신대는 조금 특별한 대학이다.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학생이 80%가 넘고, 재학생 연령도 15세에서 81세까지 다양하다. 그렇다고 정부가 인정한 4년제 정규 대학 재학생을 다른 대학과 차별하는 일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봉사활동이나 관심분야 모임에서의 차별도 없어야겠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방송대에 입학한 새내기 학생에게까지 기업이나 정부의 인턴, 공모전에서 차별을 받는다면 취업이나 진로를 설정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지 모른다.

방송대 학보사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만 7개 자치구가 대학생 아르바이트 대상에서 방송대 학생을 제외시킨다. 정부가 인정한 정규 대학을 다니는 이들에 대한 차별을 어떤 이유로 정당화하겠는가.

홍현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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