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충남 아산시 송악면 송학리는 잦은 게릴라성 폭우에도 주민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농촌봉사활동에 나선 순천향대 의대생들이 15∼17일 ‘농활(농사돕기)’, ‘의활(의료봉사)’, ‘효활(자식 노릇하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모두 40명으로 이뤄진 봉사팀의 농사돕기 작업 할당량은 1만6500m²(약 5000평) 논매기, 6600m²(약 2000평) 감자 수확, 9900m²(약 3000평) 밭두렁 제초작업. 교실에서 의학책과 씨름하기 바쁜 학생들에게는 유격훈련만큼이나 버거운 임무였다.
하루 종일 논밭을 오가며 녹초가 된 학생들의 저녁 일정은 휴식이 아니었다. 첫날은 100여 항목의 문진표를 작성해 밤늦게까지 건강상담을 하고 당뇨, 혈압 등을 체크했다.
“이장입니다. 저녁식사를 마치시고 마을회관으로 모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학생들이 염색, 안마, 발마사지를 해드릴 예정입니다.” 봉사 둘째 날인 16일 저녁 학생들은 이장의 방송을 듣고 나온 주민들의 머리를 염색해주고 테이핑 요법으로 팔과 다리를 치료해주는 한편 안마와 발마사지 봉사를 했다. 이런 봉사활동은 거산리와 종곡리에서도 이어졌다.
8남매를 둔 거산리 이남순 할머니(83)는 “자식들도 하기 어려운 일을 손자 손녀뻘 대학생들이 해주니 눈물이 난다”며 기뻐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간호학과 3학년 이해인 씨는 “늙으니까 여기저기 아프지만 번거로워 병원이나 보건소에도 잘 가지 않는다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말씀을 듣고 코끝이 찡했다”며 “앞으로는 의료봉사를 더 많이 와 보살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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