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동의했다. 그동안 경험을 비춰볼 때 기업의 환경경영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직접 회사를 방문할 때에도 최고경영자(CEO)와의 면담만으로 평가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회사를 방문하면 가장 먼저 정문을 관찰하게 되고 다음으로 CEO와 면담을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회사가 환경에 얼마나 신경 쓰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짐작은 세부적인 내용을 점검하고 난 후 파악되는 환경경영의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부 CEO는 면담에서 환경 문제를 꺼내는 것 자체를 불편해하거나 오염물질 관리 정도로 가볍게 넘긴다. 반대로 자원 고갈, 기후변화 같은 환경 이슈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이를 통해 조직을 활성화하고 회사를 발전시키려는 CEO도 있다.
‘환경경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는 사무실용 카펫 제조회사인 인터페이스다. 이 회사 레이 앤더슨 회장은 직접 환경전략 수립을 지시한다. 자원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카펫을 판매하는 사업 방식을 리스로 변경하기도 했다. 환경전략 추진 후 3년간 자원 효율성은 22.5% 향상되고 주가는 3배가 뛰었다. 포천지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 중소기업 사장은 환경규정을 책상 위에 6개월 정도 올려놓았는데, 그 결과가 매우 흥미로웠다는 얘기도 있다. 사장 책상 위에 놓여 있던 환경규정을 본 부서장들이 규정 내용을 읽어 보고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하는 등 담당 조직의 환경 성과를 관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환경 개선을 통해 기업의 경제적 성과를 추구하는 환경경영은 전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성과는 CEO의 이해와 참여가 바탕이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양인목 에코시안 지속가능경영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