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16일 태풍 ‘나리’가 북상하면서 제주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졌다. 모든 하천이 넘쳐 주택, 상가, 시장을 덮쳤다. 도심지는 물바다가 됐고 13명이 목숨을 잃는 재난이 발생했다. 당시 하천 범람이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분석이 나왔다. 곧바로 하천 주변에 물을 담아두는 저류지 건설 공사가 실시됐다.
제주시는 364억 원을 들여 한천, 병문천, 독사천, 산지천 등 도심을 관통하는 4대 하천의 수량과 유속을 조절할 수 있는 저류지 시설 1단계 사업을 완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저류지 시설은 모두 7곳으로 하천 중류지역인 해발 200∼350m에 만들어졌다. 한라산 산간지역에 내리는 강우량이 도심권보다 갑절 이상 많고 경사로 인해 유속이 빠른 지형적 특성을 감안해 중류지역에 저류지가 설치됐다.
저류용량은 한천(1곳) 45만3000m³, 병문천(2곳) 23만2000m³, 산지천(3곳) 7만2000m³, 독사천(1곳) 2만4000m³ 등 총용량 78만1000m³이다. 한천은 12시간 기준 강우량 400mm까지는 정상적으로 하천을 통해 빗물이 흐르지만 그 이상일 경우 물이 저류지로 유입되도록 건설됐다. 이로써 12시간 동안 800mm의 폭우가 쏟아져도 한천 저지대에서 물이 범람하지 않게 됐다. 특히 바다로 흘러가던 빗물이 저류지를 통해 지하에 스며들어 제주지역 지하수 용량을 늘리는 효과도 얻는다.
제주시 관계자는 “태풍이나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 실시간으로 하천 영상 관측이 가능한 폐쇄회로(CC)TV도 22곳에 설치했다”며 “2010년까지 2단계 사업을 실시해 79만6000m³ 용량의 저류지 시설을 더 건설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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