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3학년 수험생이 급성 간염으로 생명이 위독한 아버지에게 간을 떼어줘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광주 숭덕고 3학년 손석주 군(18·사진).
손 군은 간 이식만이 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5월 16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자신의 간 한쪽을 떼어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대학 입시를 앞둔 데다 수술 뒤 요양까지 최소 2∼3개월이 걸릴 것을 우려한 어머니가 만류했으나 손 군은 ‘아버지의 생명이 먼저’라며 주저 없이 수술대에 올랐다. 10시간 넘게 걸린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손 군의 아버지는 병세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 군의 학교 친구들은 인터넷에 응원 카페를 개설하고 100장이 넘는 헌혈증을 모아 전달하는 등 쾌유를 빌었다.
손 군은 최근 퇴원해 잠시 미뤄둔 학업에 정진하고 있다. 친구들은 손 군이 등교하자 공부를 도와주려고 자율학습 시간에 릴레이 개인지도에 나서고 있다. 장광재 담임교사는 “평소에도 근면하고 성실함이 몸에 밴 모범생”이라며 “큰 수술의 고통을 감내하고 효를 실천한 제자가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