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언덕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자주고름 입에 물고 눈물 젖어 이별가를 불러주던/못 잊을 사람아….’
일제강점기인 1940년대 혜성같이 나타나 ‘찔레꽃’을 비롯해 많은 히트 곡을 남긴 대중가수 백난아(사진). 그를 기리는 ‘제1회 백난아 가요제’가 25일부터 26일까지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특설무대에서 펼쳐진다.
‘국민가수 백난아기념사업회’는 이번 가요제를 위해 제주와 경기 성남에서 각각 예선을 치러 11명의 본선 진출자를 확정했다. 26일 열리는 본선에서 금, 은, 동상 등을 결정하고 인기상을 포함해 4명에게 대한가수협회 회원증을 수여한다.
백난아의 삶과 음악세계를 재조명하는 학술 심포지엄을 비롯해 추모 도민노래자랑, 살풀이, 초청가수 공연 등이 펼쳐진다. 백난아 유품 및 자료 전시회, 서각 시화 한지공예 전시, 찔레꽃 냉차 및 손바닥선인장 음료 시음 행사도 열린다.
백난아는 본명이 오금숙으로 1927년 제주시 한림읍 명월리에서 태어나 세 살 때 함경도로 이주했다. ‘나그네 설움’을 부른 백년설에게서 백난아라는 예명을 받았다. 1940년 ‘망향초 사랑’으로 데뷔한 뒤 ‘찔레꽃’ ‘낭랑18세’ ‘갈매기 쌍쌍’ 등의 히트 곡을 내며 1940∼50년대 인기가수로 가요계를 주름잡았다.
백난아는 악극단 운영, 수도예술원 설립 등의 활동을 하다 1992년 타계했다. 제주도 여성특별위원회는 2005년 ‘근현대 100여 년간 직업별 제주여성 1호’를 발간하면서 백난아를 언론·문학·체육분야 1호 여성으로 선정했다.
오경욱 기념사업회장은 “지난해 4월 기념사업회를 구성한 뒤 인터넷 카페를 만들고, 기념비를 건립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며 “목포의 이난영가요제처럼 전국에서 주목하는 제주의 대표적인 가요제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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