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동북아 오일허브(Oil-hub)’를 유치하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23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정부가 추진 중인 동북아 오일허브가 울산에 유치돼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고 사업이 조기에 착수될 수 있도록 건의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석유공사가 옮겨오는 울산은 연간 1억3000만 t의 원유를 처리하는 울산항과 SK에너지, 에쓰오일 등 대형 정유회사를 비롯해 석유화학 클러스터가 골고루 갖춰져 있다”며 “울산이 동북아 오일허브 대상지로 선정되면 에너지 산업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정부의 경제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기현 의원(한나라당)은 21일 재정부 이용걸 차관을 만나 “최적의 입지 여건을 갖춘 울산이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지로 확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북아 오일허브는 세계 석유소비시장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동북아 지역에 석유 저장 기지를 갖추고 원유와 석유 제품의 현물, 선물, 장외거래 등을 위한 거점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미국 텍사스 주 걸프연안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및 로테르담, 홍콩 주룽(九龍) 등이 ‘세계 3대 오일허브’로 꼽힌다.
한국석유공사는 올해 초 울산과 전남 여수시, 충남 서산시 대산면, 경남 거제시 등 4곳을 대상으로 동북아 오일허브 입지 여건을 조사한 결과 울산이 최적지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울산에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을 구축하기 위한 예비 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결과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에서 울산에 동북아 오일허브를 구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정부는 총 1조9791억 원(국비 8786억 원, 민자 1조1005억 원)을 들여 울산 남항과 북항 일원 74만5000m²(약 22만5700평)에 2951만 배럴 규모의 시설을 올해부터 2020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울산시는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 지역의 석유 비축저장산업과 수송산업, 물류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은 물론 풍부한 석유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역이 동북아의 석유공급 중심도시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연인원 90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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