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우뚝 선 저 소나무 담긴 뜻 받들어…

  • 입력 2009년 7월 24일 06시 53분


안동 개호송… 예천 석송령… 봉화 춘양목…
지자체들 명품소나무-지역정체성 연결 시도

“아침에 출근하면서 저 소나무를 볼 때마다 마음을 새롭게 하려고 합니다. 공직자로서 바른 자세를 잃지 말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김휘동 경북 안동시장은 23일 시청 현관에 걸린 대형 소나무 사진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안동시는 최근 현관에 가로 460cm, 세로 140cm 크기의 ‘개호송’ 사진을 걸었다. 개호송은 안동시 임하면의 조선시대 정자인 백운정(경북 문화재자료)에서 보이는 숲에 있는 대표적 소나무. 옆에는 ‘안동 독립운동의 산실’인 천전리(내앞마을)가 있다.

경북의 ‘명품 소나무’가 지역 정체성을 살리는 자원으로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안동시는 지역의 대표적 소나무를 유교에서 말하는 군자와 선비의 도리를 상징하는 나무로 만들어 지역의 도시브랜드와 결합시킨다는 구상이다. 대상은 개호송을 비롯해 하회마을의 ‘만세송’, 북후면 신전리의 ‘김삿갓 소나무’ 등이다. 만세송은 일제강점기 3·1운동 당시 주민들이 이 소나무 주변에 모여 만세를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김삿갓 소나무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마을주민들만 아는 정도였으나 최근 들어 유명해지고 있다. 올해 4월 산불감시를 위해 이 마을을 찾았다가 김삿갓 소나무를 발견한 안동시 이오호 정보통신실장은 “첫인상이 보통 소나무와는 달라서 확인해 보니 보호하고 알릴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됐다”고 말했다. 안동시는 이들 소나무를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천연기념물인 예천군 감천면의 ‘석송령’ 소나무도 세계기네스북 등재를 대행하는 한국기록원(KRI)에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영험한 소나무’라는 뜻을 가진 수령 600년가량의 석송령은 키 10m, 둘레 4m의 듬직한 나무. 주변의 땅이 석송령의 소유로 돼있어 매년 토지세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천군 관계자는 “매년 석송령에 대한 종합진찰을 하고 수형 조절 등 관리에 정성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봉화군의회는 최근 봉화를 상징하는 소나무인 ‘춘양목’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보호하기 위해 ‘봉화군 춘양목 보전 및 이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는 춘양목을 위한 군수와 군민의 책임을 규정하고 춘양목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담았다. 춘양면과 소천면 일대에서 자라는 춘양목은 곧고 단단해 고급 건축재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울진의 자랑인 금강송 군락지는 25일 친환경농업엑스포공원에서 한국기록원이 주는 국내 최고 금강송 군락지 기록 자원 인증서를 받는다. 서면 소광리 등에 분포하는 금강송은 평균 수령 150년, 평균 키 23m로 최고급 목재로 꼽혀 예부터 궁궐 건축 등에 활용됐다. 김용수 군수는 “울진 금강송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소나무라고 할 수 있어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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