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가자, 춘천으로”… 닭갈비-막국수집 장사진

  • 입력 2009년 7월 30일 06시 36분


서울~춘천 고속도로 개통후 어떻게 달라졌나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개통된 지 10여 일. 외지인들의 발길이 춘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춘천 고속도로㈜에 따르면 15일 오후 10시 개통 이후 27일까지의 통행량은 총 37만3897대로 하루 평균 3만1000여 대가 이 도로를 이용했다. 이에 따라 춘천지역 관광지와 음식점들도 외지인들로 북적이고 있다. 휴가철이 겹치기도 했지만 예년에 비해서도 부쩍 늘었다는 것이 관광지 주변 상인들의 반응이다.

○ 닭갈비, 막국수집 문전성시

춘천시가 고속도로 개통 이후인 16∼19일과 그 전 주 9∼12일의 주요 관광지 입장객을 비교한 결과 소양강댐은 6465명에서 1만9499명으로 3배가량 늘었다. 청평사도 125% 증가했다.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 춘천애니메이션박물관 역시 주말 1200여 명, 평일 700여 명이 방문해 고속도로 개통 전보다 50%가량 증가했다.

춘천의 대표 음식인 닭갈비, 막국수 가게들도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춘천시가 관광지 근처 일부 닭갈비 업소들의 매출을 조사한 결과 이전보다 100%의 매출 증가를 보인 업소가 적지 않았다. 한 닭갈비 업소 주인은 “예전엔 휴가철이라도 주말과 휴일에만 손님이 꽉 찼는데 요즘은 평일에도 손님이 많다”며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고속도로 개통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8일 춘천을 찾은 최경수 씨(45·서울)는 “가족과 속초로 피서를 다녀오는 길에 닭갈비를 먹으려고 들렀다”며 “고속도로가 개통돼 춘천이 매우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 통행요금 너무 비싸요

고속도로 개통으로 기존 경춘국도를 이용할 때보다 운행 시간이 30분가량 단축된 데다 시외버스 요금도 노선에 따라 15∼41% 인하돼 지역 주민과 관광객들은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러나 고속도로 이용객들의 불만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은 비싼 통행요금과 비좁은 접근로. 고속도로 전 구간(61.4km)을 이용할 경우 요금은 5900원.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 춘천으로 진입하면 14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요금을 줄이기 위해 강촌과 남춘천나들목으로 빠져나올 경우 왕복 2차로의 구불구불한 지방도와 국도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이 두 가지 사항은 현재로선 해결 가능성이 희박하다. 요금의 경우 이미 확정돼 시행 중이다. 남춘천과 강촌나들목의 연결도로망 확장 역시 1, 2년 내 완공이 어렵다. 그나마 조양나들목이 31일경 개통되면 도심 진입이 다소 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관광지 주차장 등 각종 시설 개선과 효율적인 관광 정보 제공도 시급한 과제다.

강원발전연구원 노승만 연구위원은 “볼거리 관광에 그칠 것이 아니라 내실 있고 차별화된 축제와 체험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고속도로 접근로 조기 확장은 물론 표지판, 관광지 정보 등을 외지인 입장에서 적극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시 양승국 경제과장은 “현재로선 고속도로 개통 효과에 대해 가늠하기 어렵다”며 “1, 2개월이 지난 뒤 관광객 수 등을 면밀히 검토해 마케팅 방안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행 전 논란이 됐던 지역 주민 고속도로 통행요금 할인제는 불만의 소리가 잦아들면서 정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4일까지 춘천시 읍·면·동사무소를 찾아 100∼700원의 요금을 환불해 간 사람은 120명으로 금액은 13만 원 정도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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