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정보 2분내” 120콜센터 ‘척척 답변’ 비결은…

  • 입력 2009년 8월 3일 02시 55분


서울시 표준 DB, 포털보다 자료 업데이트 빨라
검색 능숙한 20∼30대 상담원에 市政수시교육

이곳에 전화를 걸면 모든 서울 시내 관련 정보를 평균 1.91분 이내에 알 수 있다. 종각역 근처에 있는 ○○은행 지점 위치부터, 현재 정체 중인 도로와 예상되는 택시 요금까지 척척 맞힌다.

서울시가 2007년 9월부터 운영 중인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이하 콜센터) 이야기다. 콜센터는 15초 이내에 전화를 받아 질문에 대해 2분 안에 답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난달 하루 평균 걸려온 1만9000통에 대해 이 원칙은 93.6%까지 지켜졌다. 어떻게 그 수많은 질문에 정확히 답변할 수 있었을까? 지난달 27일 직접 찾은 동대문구 신설동 콜센터 건물에서 그 비결을 찾을 수 있었다.

이날 건물 3층의 130여 개 전화 부스에선 상담원들의 전화 상담이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부스마다 설치된 듀얼 모니터 한쪽엔 ‘서울시 표준상담 DB’, 다른 한쪽에는 네이버 혹은 구글 등 일반 검색 포털창이 띄워져 있었다.

“네, 고객님, 지하철 9호선 첫차 시간 말씀이십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고보경 상담원이 이 DB에 ‘지하철 9호선’이라고 검색하자 ‘요금이 얼마인지’와 ‘왜 개통이 늦었는지’ 등 시민들이 자주 묻는 질문부터 관련 언론 보도자료와 업무 보고서, 담당 공무원 연락처 등이 한꺼번에 검색됐다. 보도자료는 시민들이 대부분 신문 보도를 보고 물어오기 때문에 함께 검색되도록 했다는 것이 콜센터 측 설명.

국내 정보기술(IT) 업체인 LG CNS에서 제작한 이 DB에는 서울시가 진행했거나 진행 중인 시정 관련 정보 3만1000건이 올라와 있다. 정책이 변경되거나 새로 나올 때마다 업데이트 작업은 수시로 진행된다. 가장 질문이 잦은 교통 분야의 경우 ‘다산 길안내 툴’을 별도로 만들어 실시간 교통 상황 정보를 제공한다. 포털업체에서 제공하는 지도 서비스와 얼핏 흡사해보이는 이 툴은 ‘원활’ ‘서행’ ‘정체’ 등으로 나눠 실시간 교통 상황을 제공하고 있었다. 변경된 차로나 새로 들어선 건물 등은 국내 그 어떤 포털업체보다도 업데이트가 빠르다. 예상되는 택시 요금과 소요 시간 등도 함께 나왔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고 이 검색 프로그램을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상담원 234명도 콜센터의 비결이었다. 현재 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상담원은 대부분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다. 윤영철 서울시 시민고객담당관은 “인터넷 검색이 익숙한 사람들을 위주로 모집하다 보니 대부분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젊은이가 많다”며 “면접 때는 음성뿐 아니라 타자 속도도 함께 본다”고 말했다. 실제 콜센터에 상담원으로 입사하려면 1분에 200타 이상 실력이 돼야 한다. 일명 ‘독수리타법’인 사람들은 대부분 이 과정에서 탈락한다.

시정 관련 교육도 정책 관련 공부를 하는 ‘행정고시 지망생’들같이 받는다. 시정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어야 정확한 검색어를 골라 최단 시간에 검색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 민원 통계를 매달 분석해 시민들의 질문이 잦은 수도나 교통 등은 실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직접 강의에 나선다. 상담원들은 신규 입문 당시 160시간 교육을 받은 후 연간 144시간씩 추가로 시정 ‘수업’을 듣는다.

하지만 최근 콜센터 이용객이 늘면서 전화 연결이 어렵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김철수 서울시 고객서비스지원팀장은 “하루 평균 올 초 예상치인 1만5000통보다 훨씬 많은 1만9000통이 걸려오고 있다”며 “조만간 인력을 460명까지 늘려 불통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윤샘이나 인턴기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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