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행인들로 북적거리던 ‘육조거리’를 연상시키듯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광화문광장에는 수많은 사람이 몰렸다. 1일 문을 연 광화문광장이 주말과 일요일을 맞아 구경을 나온 가족 단위 나들이객으로 붐볐다. 1일 18만5000여 명, 2일 19만2000여 명(오후 9시 현재) 등 이틀 동안에만 37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 열린 공간에 시민들 환호
2일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에서도 도심 속 쉼터를 찾은 시민들의 표정은 밝기만 했다.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에 설치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대는 12·23 분수는 무더위를 잊고 싶은 개구쟁이들에게 단연 인기였다. 분수대에서 아들 권대현(9) 동훈 군(5)의 물놀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권오민(38) 오정숙 씨(33·여·서울 은평구 신사동) 부부는 “아이들이 즐겁게 뛰노는 모습을 보니 덩달아 우리까지 신난다”고 말했다.
외국인들도 호평을 쏟아냈다. 캐나다에서 온 무스타파 씨(59)는 “유서 깊은 고궁을 배경으로 분수대와 꽃밭이 자리 잡고 있어 매우 아름답다”고 말했다. ○ 광장·차도 사이 안전장치 시급
이날 면적이 한정된 광장에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통행에 불편을 느낀 일부 시민이 광장 옆 차도로 내려와 이동하는 위험한 장면이 연출되곤 했다. 특히 광장 양측의 물길과 차도가 높이 15cm의 턱 하나만으로 구분돼 있어 물길에서 놀던 어린이들의 교통사고가 우려된다.
또 많은 인파가 몰린 광장에 차량이 난입할 경우 속수무책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7시 20분경 택시운전사 윤모 씨(60)가 몰던 차량이 접촉 사고를 피하려고 급히 방향을 틀다 광화문광장 플라워카펫 쪽으로 진입하는 일이 발생했다. 다행히 이른 시간이라 인명피해는 없었다.
광화문광장 역사물길에서 뛰어노는 아들 장민호(8) 민석 군(2)을 지켜보던 장재혁 씨(36·서울 은평구 불광동)는 “아이들은 잘 뛰어다니는데 광장 바로 옆에 차도가 있어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차도와 광장 사이에 낮은 울타리나 가드레일을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화분 개수를 늘리거나 도로 쪽으로 빼서 차량의 광장 난입을 막는 등 안전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광장에 더위를 식히고 쉬어갈 만한 그늘이나 의자 등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