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오페라-난타와의 첫 만남…행복 바이러스에 빠지다

  • 입력 2009년 8월 3일 06시 15분


삼척지역 초등생-다문화가정 자녀 ‘여름 오페라&음악캠프’

지난달 31일 강원 강릉시 관동대 예술관의 한 강의실은 발성연습을 하는 초등학생으로 북적였다. 다른 강의실에서는 학생들이 난타와 탈춤을 배웠다.

삼척시교육청이 주최하고 기원오페라단과 관동대가 위탁 운영하는 ‘여름 오페라 & 음악캠프’ 현장. 이 행사는 문화 소외 지역 초등학생과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해 마련됐다. 기원오페라단 김기원 단장(관동대 음악과 교수)이 2005년부터 방학을 이용해 강원도 시골 마을에서 ‘찾아가는 오페라학교’를 연 것이 계기가 됐다. 2007년부터는 삼척시교육청이 방학 때마다 4000만 원의 경비를 부담하고 기원오페라단이 운영을 맡아 관동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방학에는 7월 30일∼8월 1일, 8월 4∼6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참가자는 삼척시 초등학생들로 1차에 103명이 참가했다. 2차에는 100명이 참가할 예정. 이 가운데 다문화가정 자녀는 40여 명이다. 삼척시교육청 정명숙 장학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신청자가 많아 선발을 해야 할 정도”라며 “1차 캠프도 정원이 100명이었지만 3명이 무작정 찾아와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관동대 기숙사에서 숙식을 하고 학교 강의실에서 가창, 합창, 음악과 접목한 마임, 난타 등의 음악교육을 받는다. 요리, 탈춤, 한국무용을 배우고 참소리박물관 견학과 물놀이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가장 인기 있는 수업은 오페라 교육. 김 단장이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등 말에 곡조를 붙여 오페라식으로 인사하자 학생들은 맞장구를 치며 호응했다. 오페라 수업을 받은 뒤 즉석 공연도 열렸다. 왕따 친구를 보듬어 주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을 그린 작은 오페라. 학생들은 준비된 대사와 노래로 연기하며 멋지게 호흡을 맞췄다. 심성조 군(도계초 6)은 “오페라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며 “겨울방학 때도 다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철 군(삼척남초 4)은 “오페라와 난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음악이 재미있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음악을 통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행복 바이러스를 전하는 것이 목표”라며 “아이들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이를 일깨워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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