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이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국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를 넘어선 만큼 대한민국도 이제 본격적인 ‘다문화 시대’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올 5월 1일 기준으로 ‘외국인 주민’은 110만6884명으로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5일 밝혔다. 이는 올 5월 1일 현재 주민등록인구(4959만3665명)의 2.2%에 해당하는 수치로 지난해(89만1341명)보다 24.2% 증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외국인으로 분류한 기준은 국내에 합법 여부를 가리지 않고 90일 넘게 체류하는 외국인, 한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과 그 자녀 등이다. 행안부는 올해 조사에서 처음으로 가족관계등록정보시스템을 이용해 연령대별 외국인 자녀 현황을 파악한 결과 10만7689명의 외국인 자녀들이 한국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만 6세 이하 어린이는 59%인 6만4040명이었다.
전북대 사회학과 설동훈 교수는 “외국인 100만 명, 그들의 자녀 10만 명 돌파는 이제 한국이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에 진입했음을 통계적으로 확인해준 것”이라며 “이제 많은 국민이 외국인과 더불어 사는 것을 긍정적 현상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56.5%로 가장 많았다.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 출신이 21.2%, 미국 5.4%, 남부아시아 3.9%, 일본 2.4% 등의 순이었다. 작년과 비교해서는 미국이 119% 늘어나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 거주 외국인 중 한국 국적을 취득한 비중은 16.4%(18만1414명)로 대부분 결혼에 따른 것으로 행안부는 분석했다. 나머지 83.6%(92만5470명)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설 교수는 “시민 의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피부색으로 차별하려는 일부 잘못된 견해가 외국인들의 한국 정착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주민:
혼인이나 기타 이유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및 합법 여부와 상관없이 근로, 유학, 결혼 등의 이유로 90일 이상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을 말한다. 정부는 ‘외국인주민’의 범위에 90일 이상 체류 중인외국인의 자녀, 또는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으나 이혼 뒤 부모 중 한쪽이 외국인과 결혼한 가정의 자녀도 ‘다문화 시대’에 맞춰 이에 포함시켰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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