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김칠준 사무총장이 10일부터 인권위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선 현병철 위원장이 진보 인사들이 주도해 온 인권위 체계를 본격 개선하는 작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일 인권위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부회의에서 김 사무총장이 이날부터 총장 업무를 보지 않고 손심길 인권위 침해구제본부장이 후임 총장 임명 때까지 사무총장 대행을 맡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현 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총장이 24일 열리는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사직 인사를 하고 휴가에 들어가 9월 4일 사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지난달 현 위원장 취임 직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사직서는 정식으로 제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인권위 안팎에서는 김 총장이 후임 총장의 성향에 따라 자리를 지킬 수도 있다는 의사 표시를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김 총장 측은 인권위 홍보 관계자를 통해 “9월 초에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구두로 밝힌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현 위원장은 “후임 총장을 물색 중”이라며 “인사권을 확실히 행사할 것”이라고 밝혀 후임 사무총장에 어떤 인물이 임명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