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단행된 고검장급 및 검사장급 간부 인사로 법무부와 검찰 고위층의 세대교체가 확연해졌다. 무엇보다 1981년 ‘사법시험 합격자 300명 시대’를 연 첫 세대인 사법시험 23회(사법연수원 13기)가 고검장급 9자리 가운데 6자리에 포진하며 주류를 형성했다. 고검장급 9자리의 평균 나이는 55세에서 51세로 낮아졌다.
이른바 전공분야별로는 3-3-3의 균형이 이뤄졌다. 특별수사통으로 차동민 대검찰청 차장에 이어 박용석 부산지검장과 채동욱 법무부 법무실장이 고검장급 대열에 올랐고 공안통으로는 황교안 창원지검장, 안창호 대전지검장, 노환균 대검 공안부장 등 3명이 고검장급으로 발탁됐다. 나머지 고검장급 승진자인 한상대 법무부 검찰국장과 황희철 서울남부지검장, 조근호 서울북부지검장은 국제통 또는 기획통으로 분류된다. 특히 황희철 신임 법무부 차관, 한상대 신임 서울고검장은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와 함께 법무부 내 국제통으로 호흡을 같이한 경력이 있다.
그러나 체감적으로는 공안통이 약진했다는 게 검찰 안팎의 평가다. ‘빅4’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자리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장에 노환균 공안부장이 기용된 데다 당초 고검장급 승진 대상에서 다소 밀리는 듯했던 황교안 지검장과 안창호 지검장이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고검장으로 안착했기 때문이다. 황 신임 대구고검장의 경우 2005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 재직 때 강정구 동국대 교수 사건을 지휘하면서 구속수사 의견을 내 좌천당한 뒤 두 번이나 검사장급 승진 대상에서 누락됐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검사장에 이어 고검장까지 잇따라 승진했다.
출신 지역별로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검사장급 이상 52명 가운데 수도권 출신은 13명에서 14명으로, 대구 경북(TK) 출신은 11명에서 12명으로 1명씩 늘었다. 부산 경남(PK) 출신은 10명을 그대로 유지했고, 호남 출신은 11명에서 10명으로 줄었다. 내용에 있어서는 TK 출신이 비교적 중용됐다.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중수부장, 대검 공안부장 등 이른바 ‘빅4’ 가운데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등 두 자리에 TK 출신인 노환균 공안부장과 최교일 서울고검 차장이 기용됐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고려대 출신이기도 하다. 대검 중수부장에는 2007년 대선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BBK 의혹’ 사건을 지휘한 김홍일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이 일찍이 낙점됐다고 한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오후 늦게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제청한 검찰 간부 인사안을 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 신임 고검장급 인사 8명 프로필
○ 황희철 법무부 차관
○ 박용석 법무연수원장
○ 한상대 서울고검장
○ 채동욱 대전고검장
○ 황교안 대구고검장
○ 조근호 부산고검장
○ 안창호 광주고검장
○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