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진 검찰… 지역안배 속 공안통 약진

  • 입력 2009년 8월 11일 03시 03분


■ 검사장급 이상 인사
고검장급 평균 4세↓…‘빅4’중 2명 TK-고려대

10일 단행된 고검장급 및 검사장급 간부 인사로 법무부와 검찰 고위층의 세대교체가 확연해졌다. 무엇보다 1981년 ‘사법시험 합격자 300명 시대’를 연 첫 세대인 사법시험 23회(사법연수원 13기)가 고검장급 9자리 가운데 6자리에 포진하며 주류를 형성했다. 고검장급 9자리의 평균 나이는 55세에서 51세로 낮아졌다.

이른바 전공분야별로는 3-3-3의 균형이 이뤄졌다. 특별수사통으로 차동민 대검찰청 차장에 이어 박용석 부산지검장과 채동욱 법무부 법무실장이 고검장급 대열에 올랐고 공안통으로는 황교안 창원지검장, 안창호 대전지검장, 노환균 대검 공안부장 등 3명이 고검장급으로 발탁됐다. 나머지 고검장급 승진자인 한상대 법무부 검찰국장과 황희철 서울남부지검장, 조근호 서울북부지검장은 국제통 또는 기획통으로 분류된다. 특히 황희철 신임 법무부 차관, 한상대 신임 서울고검장은 김준규 검찰총장 후보자와 함께 법무부 내 국제통으로 호흡을 같이한 경력이 있다.

그러나 체감적으로는 공안통이 약진했다는 게 검찰 안팎의 평가다. ‘빅4’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자리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장에 노환균 공안부장이 기용된 데다 당초 고검장급 승진 대상에서 다소 밀리는 듯했던 황교안 지검장과 안창호 지검장이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고검장으로 안착했기 때문이다. 황 신임 대구고검장의 경우 2005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 재직 때 강정구 동국대 교수 사건을 지휘하면서 구속수사 의견을 내 좌천당한 뒤 두 번이나 검사장급 승진 대상에서 누락됐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검사장에 이어 고검장까지 잇따라 승진했다.

출신 지역별로는 이전과 큰 차이가 없었다. 검사장급 이상 52명 가운데 수도권 출신은 13명에서 14명으로, 대구 경북(TK) 출신은 11명에서 12명으로 1명씩 늘었다. 부산 경남(PK) 출신은 10명을 그대로 유지했고, 호남 출신은 11명에서 10명으로 줄었다. 내용에 있어서는 TK 출신이 비교적 중용됐다.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중수부장, 대검 공안부장 등 이른바 ‘빅4’ 가운데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 등 두 자리에 TK 출신인 노환균 공안부장과 최교일 서울고검 차장이 기용됐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고려대 출신이기도 하다. 대검 중수부장에는 2007년 대선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BBK 의혹’ 사건을 지휘한 김홍일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이 일찍이 낙점됐다고 한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오후 늦게 김경한 법무부 장관이 제청한 검찰 간부 인사안을 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 신임 고검장급 인사 8명 프로필

○ 황희철 법무부 차관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주요 보직을 거쳐 아이디어가 많고 기획력이 뛰어나다는 평. 영어 독일어 중국어에 능통하고 독서량이 많아 외국 선진 법제에 밝은 검찰 내 ‘국제통’ 가운데 한 명이다. △광주(52) △세계무역기구 분쟁조정위원 △법무부 정책홍보관리실장 △서울남부지검장

○ 박용석 법무연수원장

경부고속철 차량선정 로비 의혹, 세종증권 인수 비리 등 대형 부패 사건을 진두지휘한 ‘특별수사통’으로 꼽힌다. 소신이 뚜렷하고 업무추진력이 강하지만 평소 부하들에게는 잔정이 많은 부드러운 상사라는 평. △경북 군위(54) △서울지검 특수2부장 △대검 중수부장 △부산지검장

○ 한상대 서울고검장

법무부 검찰국 등 핵심 부서를 두루 거친 검찰 내 브레인.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물러서지 않는 등 소신이 뚜렷하다는 평. 2003년 서울지검 형사1부장 때 ‘병풍’ 사건을 맡아 김대업 씨를 구속했다. △서울(50) △법무부 국제법무과장 △인천지검 1차장 △법무부 검찰국장

○ 채동욱 대전고검장

온화한 인상, 뛰어난 유머감각에 카리스마까지 갖춘 ‘외유내강’형 리더.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사건, 외환은행 헐값 매각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도맡아 처리하며 부패사건 수사에서 일가를 이뤘다는 평. △서울(50)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대검 수사기획관 △법무부 법무실장

○ 황교안 대구고검장

공안 요직을 두루 거친 현직 검찰 간부 가운데 최고참 공안통이다. 2005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 때 옛 국가안전기획부와 국가정보원의 불법감청 사건 수사를 지휘하면서 정보기관의 도청 실태를 파헤쳤다. △서울(52) △대검 공안1, 3과장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창원지검장

○ 조근호 부산고검장

검찰 내 범죄정보관리 분야의 전문가로서 상황판단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 검찰 조직에 경영과 혁신 마인드 도입을 강조해 왔다. 대전지검장 시절 매주 월요일 직원들에게 e메일을 보내 ‘행복경영론’을 폈다. △부산(50) △대통령민정비서관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서울북부지검장

○ 안창호 광주고검장

성실하면서도 부드러운 스타일로 직원들 사이에서 신망이 두텁다. 기획과 공안 분야 요직을 거쳤으며 2006년 서울중앙지검 2차장 때 이적단체인 ‘일심회’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대전(52) △법무부 특수법령과장 △대검 공안기획관 △대전지검장

○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

검찰 내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철저한 원칙주의자. 합리적인 상황 판단과 정책 수행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검 공안부장으로 용산철거민 참사사건을 무난히 처리했다. 동양 고전과 한학(漢學)에 조예가 깊다. △경북 상주(52) △대검 공안1과장 △울산지검장 △대검 공안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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