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해커, 국내 은행서 4억5000만원 빼내

  • 입력 2009년 8월 11일 03시 03분


포털서 개인금융정보 얻어 인터넷뱅킹으로 이체

인터넷망을 해킹해 얻은 개인 금융정보를 이용해 한국의 시중은행 계좌에서 거액을 빼돌린 조선족 해커 두 명이 최근 중국 지린(吉林) 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공안에 체포됐다고 징화스(京華時)보가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인터넷뱅킹을 통해 한국 시중은행의 한국인 86명의 계좌에서 모두 4억5000만 원을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공안은 한국경찰의 의뢰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6월 말 옌지(延吉) 시 궁위안제(公園街)에 사는 27세의 조선족 박모 씨와 김모 씨를 붙잡았다.

이들은 e메일이나 한국의 포털사이트에서 개인이 운영하는 비공개 게시판 등을 해킹해 계좌번호와 ID, 비밀번호 등 금융정보를 찾아내 인터넷뱅킹으로 거액을 빼돌렸다. 그러나 돈을 중국으로 송금하는 과정에서 한국과 중국의 중간 환전상들에게 수속비 등으로 이리저리 뜯겨 정작 자신들의 계좌에는 50만 위안(약 9000만 원)만 입금됐다. 이마저도 마약과 유흥비로 탕진해 체포 당시 통장 잔액은 50위안(약 9000원)에 불과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국 시중은행들은 “이들이 은행이 관리하고 있는 인터넷뱅킹망을 해킹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시중은행의 보안담당 책임자는 “인터넷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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