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통폐합 천차만별, 부산대-밀양대 최대성과

  • 입력 2009년 8월 11일 03시 03분


2005년 이후 통폐합이 이뤄진 9개 국립대 가운데 밀양대와 통합한 부산대가 가장 뛰어난 통폐합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대학 구조조정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통폐합 대학의 변화된 모습은 나머지 대학의 구조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0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국립대학 통폐합 평가팀’을 통해 시행한 ‘2008년 국립대학 통폐합 지원사업 연차평가 실시 정책연구’에서 부산대는 100점 만점에 86.8점을 받았다. 평가항목과 배점은 △구조개혁 실적 40점 △특성화 실적 35점 △국고지원금 운영 효율성 15점 △대학 자체평가 목표의 적정성 5점 △향후 추진계획 5점 등이다.

부산대는 모든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공대와 사회문화대를 폐지하고 두 학교의 산업대를 통합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입학정원은 2004년 대비 16.6%(935명)를 줄여 의무감축 규모의 112%를 달성했다.

반면 여수대와 통합한 전남대, 상주대와 통합한 경북대는 각각 67점과 67.8점의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전남대의 경우 여수캠퍼스가 자체적인 구조조정은 잘했지만 광주캠퍼스와의 시너지 효과나 특성화 전략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북대의 경우 대구캠퍼스와 상주캠퍼스가 물리적으로는 합쳐졌지만 특성화를 위한 화학적 통합이 안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반대와 특수목적대의 통합 사례를 선보인 충주대와 제주대는 각각 2위와 3위의 좋은 실적을 보였다. 청주과학대와 합친 충주대는 유사·중복 학과 17개를 8개 학부로 통합하고 공학인증제를 도입하는 등 통합 비전을 잘 실천해 83.5점을 받았다. 제주교대와 합친 제주대(81.2점)는 ‘교육대학의 미래에 관한 청사진을 제시하는 매우 중요한 사례’라는 평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국립대가 통폐합하면서 오히려 행정담당 공무원은 늘어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2005년부터 올 3월까지 8개 통합 국립대가 학생 정원은 통합 이전 대비 평균 13% 줄였으나 행정담당 공무원은 학교별로 2∼7명씩 33명을 늘렸다고 밝혔다. 국립대 통폐합의 핵심은 유사·중복 학과를 합쳐 입학정원과 행정조직을 줄이는 것이나 실제 추진 방향은 엇나간 것이다. 또 국립대 6곳은 통폐합지원금 중 42억2688만 원을 스크린골프 시뮬레이터, 카메라용 가방 구입 등 목적과는 다른 곳에 썼다.

감사원은 취업기회 확대를 위해 교과부가 국비를 들여 전문대생에게 16주 동안 해외산업현장 체험 기회를 주는 ‘전문대학생 해외인턴십 사업’도 관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2학기에 일본 파견 대상자인 C대 학생 D 씨는 아예 출국도 하지 않고 지급받은 국고보조금 462만 원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 같은 학기에 미국으로 파견될 예정이었던 다른 대학 학생 4명은 입국이 거부되자 지원받은 국고보조금 2681만 원을 여행이나 어학연수 비용으로 썼다. 교과부는 2005∼2008년 인턴십 미수행자와 중도 포기자에게 지급된 국고보조금 8567만 원을 회수하지 못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