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1심선고 어려울듯
육류수입업체 ㈜에이미트 등을 운영하는 박창규 사장(57)은 10일 “MBC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관련 왜곡·과장 보도로 수억 원의 영업손실이 났다”며 MBC와 PD수첩 제작진 5명,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 여배우 김민선 씨 등을 상대로 3억 원가량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남부지법에 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가 PD수첩 보도와 관련해 소송을 낸 것은 처음이다.
박 씨는 “MBC의 보도로 소비자들이 미국산 쇠고기를 안 먹게 됐고 촛불집회로 쇠고기 수입일이 한 달여간 연기돼 큰 피해를 봤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계 전체로는 피해액이 3000억 원 정도이며, 피해상황이 달라 개별적으로 소송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 김 씨는 지난해 5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미국산 소를 뼈째로 수입하다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낫겠다”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문성관 판사는 이날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의도적으로 왜곡·과장 보도한 혐의(명예훼손)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MBC PD수첩 제작진인 조능희 전 CP 등 5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비공개로 갖고 정식 공판은 다음 달 9일부터 매월 한 번씩 열기로 결정했다. 문 판사는 “내년 2월까지 7번가량 공판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1심 선고가 올해 안에는 어렵고 내년 상반기에나 이뤄질 것임을 내비쳤다. 이날 공판에는 5명의 피고인 가운데 조 전 CP만 출석했다.
문 판사는 “증인으로 출석할 과학자 집단과 정부 협상관계자 집단을 따로 나눠 심문할 것”이라며 “2차 공판준비기일인 24일까지 양측이 부를 증인을 확정해 오라”고 주문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