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폐광이 체험학습장으로 활용되는 등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열흘간 정선군 사북읍 옛 동원탄좌에서 열린 사북석탄문화제에서는 광원들이 갱도 안을 오갈 때 타는 광차 탑승 등에 하루 평균 1500여 명의 관광객이 몰렸다. 이에 따라 이 프로그램은 9일까지 연장 운영됐다. 지난해 무료로 시작해 올해엔 1인당 1000원의 요금을 받았음에도 이같이 큰 인기를 얻자 위원회는 차량과 레일 보수 등을 통해 상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영월군은 폐광지를 학생들의 체험학습과 수학여행 장소로 상설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영월군 의회는 근대 발전의 기틀이 된 탄광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전국 초중학생의 폐광지 체험학습 및 수학여행 제도화’ 방안을 마련해 지난달 28일 강원도교육청 등에 협조를 요청했다. 영월군의회 장경재 의장은 “외국에서는 체험관광을 통해 낙후도시 이미지를 벗은 곳이 많다”며 “인근 폐광지역 시군과 연계해 이 제도가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태백시는 지난해 문을 닫은 황연동 태안광업소 한보탄광 공한지 1만3000여 m²(약 4000평)에 허브공원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주에 20만 본의 허브를 심어 생육 과정 등을 지켜본 뒤 구체적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 일대에는 4.4km의 수평 갱도 등 근현대 탄광 시설이 잘 보존돼 있어 이를 활용한 테마 관광지 개발도 동시에 추진한다. 태백시 이수황 경영전략과장은 “폐광을 재활용하고 관광객도 유치하는 일석이조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웰빙 허브와 폐광 체험을 결합하면 차별화된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백지역 폐광에도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전국지리교사연합회 주최로 서울지역 초중학생 90여 명이 폐광산 투어에 참가해 연탄 만들기 등 탄광촌 생활문화를 체험했다. 이에 앞서 5월에는 아시아 8개국 공무원 15명이 태백 황지유창 수질정화시설을 방문해 폐광산의 오염된 물이 정화되는 과정을 지켜봤다. 또 영월군 상동 광물찌꺼기처리장, 정선군 삼탄 산림복구지 등을 견학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