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한국어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1894∼1970·사진)의 기념관 개관을 앞두고 선생의 유품과 각종 자료가 고향인 울산으로 돌아왔다. 박맹우 울산시장과 김철 외솔기념사업회장은 10일 울산시청에서 최기호 외솔회장 등으로부터 ‘우리말본’ 등 선생의 유품을 전달받았다. 이날 전달된 유품은 외솔회와 한글학회,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유족회 제자 등이 보관하고 있던 일반서적 1만여 권 등 라면박스로 총 190여 개 분량.
주요 유품은 논설과 추모사 등 친필원고 106건, 신문과 잡지 등의 기고글 40건, 한글말본과 중등말본 등 선생의 저작 도서 29권, 우리말큰사전 6권, 희귀 고문서인 ‘조선지’(일본서적), ‘혁명 창간호’ 등이다. 또 선생의 손때가 묻은 생활유품으로 타자기 3대와 책상 1개, 지팡이 2개, 장롱 1개 등도 전달됐다. 특히 이날 전달된 서적 가운데 ‘우리말본’과 ‘한글갈’ ‘조선민족갱생의 도’ 등은 초판부터 여러 차례의 개정판까지 차례로 있어 외솔 선생의 한국어 연구 과정과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울산시는 선생의 친필 원고를 비롯해 보존가치가 높은 30여 건은 영인본을 만들어 전시, 보관할 계획이다. 기념관과 생가는 선생의 생가 터 일원 3646m²(1100평)에 50억5000만 원을 들여 지난해 3월 착공됐다. 안채와 아래채 부속채 등 3개동으로 된 생가는 최근 복원됐다. 지하와 지상 각 1층 규모인 기념관은 전시실과 영상실 한글교실 등을 갖춰 9월 말 완공 예정이다. 기념관 주변에는 광장과 주차장 등도 조성된다. 생가와 기념관 개관식은 외솔 선생의 생일인 10월 19일 열린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외솔 최현배
1894년 울산 중구 동동에서 태어나 울산 병영초등학교와 경성고등보통학교, 일본 히로시마고등사범학교(문과), 일본 교토대 대학원(철학과)을 졸업했다. 일제강점기에 국민들에게 한글과 우리말을 가르치기 위해 조선어학회를 창립했다. 한국어 연구를 한 학자들을 ‘민족의식 고양’이라는 죄목으로 탄압한 ‘조선어학회 사건’에 연루돼 약 3년간(1942년 10월∼1945년 8월) 투옥되기도 했다. 1949년에는 한글학회 이사장을 맡았다. 연세대 부총장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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