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질끈 감고 “낙하”… 경영학도들의 특별한 체험

  • 입력 2009년 8월 12일 02시 50분


11일 경기 부천시 육군 제9공수 특전여단 귀성부대에서 열린 ‘팀스피리트 캠프’에 참가한 서울대 경영대생들이 훈련 중 함성을 지르고 있다. 서울대 경영대가 신입생의 리더십 향상을 위해 기획한 이번 캠프 참가자들은 13일까지 2박 3일 동안 특전사 부대 내에서 생활하며 야간침투, 화생방, 생존훈련 등을 받는다. 부천=연합뉴스
11일 경기 부천시 육군 제9공수 특전여단 귀성부대에서 열린 ‘팀스피리트 캠프’에 참가한 서울대 경영대생들이 훈련 중 함성을 지르고 있다. 서울대 경영대가 신입생의 리더십 향상을 위해 기획한 이번 캠프 참가자들은 13일까지 2박 3일 동안 특전사 부대 내에서 생활하며 야간침투, 화생방, 생존훈련 등을 받는다. 부천=연합뉴스
서울대생 101명 특전사 입소
2박3일 생존훈련 등 받아
“어려움 이겨내는법 배워요”

“10번 교육생 낙하준비 끝!”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 11일 경기 부천시 제9공수 특전여단 귀성부대 내에 마련된 공수지상교육 훈련장. 고도에 대해 가장 두려움을 느낀다는 11.5m 높이에 세워진 ‘막타워’에 오른 서울대 경영학부 1학년 임병현 씨(19)는 훈련조교에게 우렁찬 목소리로 낙하준비 완료를 보고했다.

까마득한 높이에 임 씨의 다리가 연방 후들거렸다. “낙하!” 조교의 거듭된 재촉에 눈을 질끈 감고 허공에 몸을 던졌다. 양 볼을 따갑게 때리는 빗줄기도 이 순간만큼은 두려움을 이겨낸 자신에게 보내주는 하늘로부터의 축하 인사처럼 시원하게만 느껴졌다.

“매순간 내 능력의 최대치를 이끌어내야 하는 도전이 계속되는 것이 매력인 것 같아요. 일상에선 그런 경험을 하기 어렵잖아요. 앞으로는 어떤 위기를 만나도 잘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느껴졌습니다.”

낙하 훈련을 마친 임 씨는 이날 오전부터 내린 폭우로 흠뻑 젖은 군복 차림으로도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그는 이날 올해 서울대 경영대에 함께 입학한 동기들과 함께 2박 3일간의 특전사 훈련 체험 캠프에 입소했다.

서울대 경영대는 신입생의 리더십과 협동심을 기르기 위해 올해 ‘팀스피리트 캠프’를 처음 기획했다. 신입생 외에 추가로 신청한 2, 3학년 10여 명을 합해 총 101명이 이날 훈련에 참가했다.

안태식 서울대 경영대학장은 “‘팀스피리트 캠프’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고된 훈련 속에서 동기들과 협력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배우고, 그간 친해질 기회가 적었던 동기들과 단체생활을 하며 좀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 학장 등 서울대 경영대 교수 4명은 이날 폭우 속에 실시된 야간침투훈련에도 학생들과 함께 참여했다.

이번 캠프에는 여학생도 17명이나 참가했다. 최현진 씨(19·여)는 “경영대 입학동기인데도 분반 수업을 하기 때문에 친해질 기회가 적었던 친구들과 사귈 수 있어 좋았다”며 “몸은 힘들지만 여성이 체험하기 힘든 병영생활을 잠시나마 해볼 수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은 13일까지 2박 3일간 특전사 병사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먹고 자면서 헬기레펠, 화생방, 생존훈련 등을 받게 된다.

서울대 경영대로부터 캠프 교육을 위탁 받은 9공수 특전여단 임형섭 소령은 “서울대생은 공부만 잘하는 것 아닌가 하는 선입견이 없지 않았는데 참여 의지도 강하고 자세도 적극적이어서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부천=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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