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진흥재단 설립…제약사 유치 총력전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한 대구시가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단지 유치지로 함께 선정된 충북 오송과의 ‘2라운드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충북 오송생명과학단지는 서울 등 수도권에 가까운 지리적 이점이 있는 데다 수도권 제약회사 등과 산업 연계성도 뛰어나 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조직과 기구를 재정비해 오송과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하기로 했다.
○ 올해 말까지 관련 재단 설립
대구시는 우선 첨단의료복합단지 운영을 맡을 민간 주도의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가칭)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올해 말 출범할 이 재단은 첨단의료복합단지 운영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이 재단 이사회에는 정부기관과 전국 의료계 학계 산업계 및 시도 관계자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사장에는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재단을 이끌어 갈 인사의 능력이 관건”이라며 “경영능력과 리더십이 탁월한 윤 전 부회장으로부터 이미 내락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재단 운영위원회에는 삼성의료원과 포스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화이자 등의 국내외 전문가가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는 다음 주 시 국장급을 단장으로 하는 첨단의료복합단지조성 추진단을 구성키로 했다. 이 추진단은 첨단의료산업 진흥재단의 설립 업무와 첨단임상시험센터, 벤처연구센터 조성 등의 설계 및 조성 업무를 추진한다.
○ 민자 유치에 승부수
또 대구시는 보건복지가족부와 협의해 첨단의료복합단지 종합계획 및 세부계획을 마련하고 첨단의료복합단지 입주를 검토 중인 37개 제약회사 등을 대상으로 대구 입지의 장점과 지원체계를 적극 홍보해 입주를 유도할 방침이다.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에는 사업비 5조6000억 원이 투입된다. 이 가운데 국비(2조 원)와 지방비(3000억 원)를 제외한 민자가 3조3000억 원으로 민자 유치에 사실상 사업의 성패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올해 하반기 신서혁신도시 개발계획을 일부 변경해 올해 말까지 신약개발지원센터, 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등 정부와 자치단체가 조성하는 시설 용지를 우선 공급할 계획이다. 또 기본 및 실시설계가 끝나는 대로 공사를 시작해 내년 6월까지 민간기업과 기관에 입주구역 용지를 제공하는 등 2011년 말까지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첨단의료산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가 관건”이라며 “오송이 지리적인 이점이 있는 만큼 대구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단지 조성을 위한 콘텐츠 확보와 조직 정비 등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대구가 이번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어 ‘주(主)단지’로 지정된 사실을 널리 알려 핵심사업이 지역의 첨단의료단지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은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