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상화고택’ 개관 1돌… 1만6000여명 다녀가

  • 입력 2009년 8월 14일 02시 54분


개관 1주년인 12일 ‘시와 함께하는 음악회’가 열린 상화고택에서 방문객들이 집 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 중구
개관 1주년인 12일 ‘시와 함께하는 음악회’가 열린 상화고택에서 방문객들이 집 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 중구
“분위기가 참 편안하고 좋습니다. 집안을 단아하게 잘 꾸며 놓은 것 같아요.”

13일 대구 중구 계산2가 이상화(李相和·1901∼1943) 시인의 고택 마당. 휴가철을 맞아 고향인 대구에 온 회사원 김인식 씨(42·서울 관악구 신림동)는 “집 안에 있는 상화시비에 적힌 시를 중학생인 아들과 함께 낭송하기도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상화 시인의 옛집이 문을 연 지 1년 만에 대구의 새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대지 205m²(약 62평), 건축면적 64.5m²(약 19.5평) 규모의 목조 단층 가옥인 이 집은 2년간 복원 공사와 자료 수집 기간을 거쳐 지난해 8월 문을 열었다. 그동안 1만6200여 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휴가철인 요즘에는 서울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오는 방문객을 포함해 하루 평균 100∼200명이 찾고 있다. 이상화 시인이 작고하기 전까지 말년을 보내며 창작 활동을 한 이 집은 대문 입구에 사랑채가 있다. 그가 즐겨 읽던 책 100여 권과 그의 행적을 담은 연보, 책상과 서가 등이 비치돼 있다. 안채에는 장롱과 그의 친필 서간문, 가족사진 등이 있다. 마당에는 석류나무 감나무가 옛 모습대로 서 있다. 마당 구석에는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등 그의 시 2편을 새긴 시비 2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고택은 1999년 도심 개발 과정에서 헐릴 위기에 놓여 보존운동이 벌어지자 지역에서 아파트 건립 사업을 추진한 군인공제회가 사들여 대구시에 기부했다.

개관 1주년을 맞아 대구 중구와 문인협회 대구시지회는 12일 이곳에서 ‘시와 함께하는 음악회’를 열고 이상화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렸다. 이상화기념사업회 관계자는 “향토문학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이곳에서 수시로 시낭송회 등을 열고 있다”며 “개관 1주년을 맞아 이상화 전기 발간과 이상화 시인의 발자취를 찾는 ‘문학기행’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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