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無學 할머니 운전면허 필기 ‘205전 206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8월 15일 02시 56분



7일 강원 태백운전면허시험장. 2종 보통 운전면허 학과시험 합격자 명단이 나오자 면허시험장 직원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드디어 합격하셨네요”, “집념의 한국인이다” 등등.
이날 면허시험장 직원들이 마치 자신의 일처럼 관심을 가진 합격자는 태백시 철암동에서 작은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홍종옥 씨(65·여·사진). 그는 2000년 2월 이 시험장에서 학과시험에 처음 응시한 이후 번번이 낙방하다가 이날 커트라인보다 5점 높은 65점으로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시험 도전 206번째 만이다.
홍 씨는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해 응시 초기에는 문맹자를 위한 구술시험에 응시했다. 하지만 시험공부를 하면서 한글을 깨쳐 2002년부터는 일반 시험에 도전했다. 잦은 시험으로 인지가 추가되면서 응시원서가 휴지조각처럼 변해 이를 교체한 것도 10여 차례. 기능시험 도전을 위해 10일 운전학원에 등록한 홍 씨는 “응시 수수료가 3000원일 때부터 응시했는데 지금은 6000원일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났다”며 “빨리 면허를 따서 배달을 편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태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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