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노인 면역력 약해… 신종플루 +합병증 발병 초비상

  • 입력 2009년 8월 17일 03시 02분


마스크 쓰고 취재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두 번째 사망자가 나온 16일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가족부 브리핑룸에서 한 기자가 마스크를 쓴 채 브리핑을 듣고 있다. 이 기자는 체험기사를 쓰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마스크 쓰고 취재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두 번째 사망자가 나온 16일 서울 종로구 계동 보건복지가족부 브리핑룸에서 한 기자가 마스크를 쓴 채 브리핑을 듣고 있다. 이 기자는 체험기사를 쓰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 개학 앞두고 ‘대유행’ 우려

정부, 백신 531만명분 공급…손 자주 씻는게 최선의 예방책
일부선 “개학 연기해야” 지적도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사망자가 이틀간 2명이 발생함에 따라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초중고교가 개학하는 이달 말 지역사회에 감염이 확산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해외연수를 갔던 학생들이 이달 중순 이후 귀국하면서 학교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에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을철 유행에 대비한 시뮬레이션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달 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 지역감염 사망 현실로

16일 사망한 63세의 여성 A 씨는 해외 지역을 다녀온 적이 없지만 신종 인플루엔자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직까지 공식 사인은 다발성장기부전과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이지만 사망에 이르는 데 신종 인플루엔자가 어느 정도 ‘기여’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A 씨는 2003년 이후 위염 치료를 받아왔고 지난해 8월부터는 고혈압 치료까지 받았다. 또 지난해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도 했다. 만성 질환자인 셈이다.

해외에서도 만성 질환자와 노인 소아 임산부 등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주로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 후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했다. 이번 A 씨도 이런 사례로 볼 수 있다는 게 감염의학자들의 분석이다. 보건당국이 개학 시즌을 맞아 긴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칫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 사이에 신종 인플루엔자가 돌 경우 지역감염 확산을 넘어 또 다른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다만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과 무관하게 폐렴 사망자가 적지 않았기 때문에 A 씨 사례를 염두에 두고 지나치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많다. 김창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인플루엔자 합병증이 아니더라도 평상시 폐렴으로 사망한 사람이 많으므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신속하게 의료기관을 찾아 진단을 받고 항바이러스제를 투여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개인위생 관리 철저해야”

방학 기간 베트남의 친척 집에 두 자녀를 맡긴 박윤태 씨(40)는 “아이들이 혹시라도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커졌다”고 말했다. 박 씨는 “우리 아이뿐 아니라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개학을 연기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7일 유치원 개학을 앞둔 주부 김지연 씨(37)도 “신종 인플루엔자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얘기를 듣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까 말까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531만 명분의 백신을 이번 주에 공급을 시작하고 학교 내 학생들의 발열 상황을 매일 파악하는 등 초기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어학연수나 해외여행을 다녀온 학생들이 등교할 때를 대비해 입국 이후 일주일간 자택 격리를 하고 난 뒤 등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감염의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감염의학자들은 결국 학생들이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무엇보다도 손을 자주, 깨끗이 씻어 오염원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손을 자주 씻어야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의 분비물이 가장 잘 닿기 쉬운 곳이 바로 손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감염 예방을 위해 가족이나 동거자 등이 신종 인플루엔자 유사증상이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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