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따라 논술을 두고 고민에 빠지는 수험생이 늘고 있다. 2010학년도의 입시축이 수능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논술을 공부할 필요성은 느끼지만 정작 논술공부를 하면 ‘투자한 시간 대비 효과’가 나타날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논술공부를 손놓고 있자니 수시모집의 논술고사 전형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런 고민에 대한 정답은 없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의 전형과 논술의 유형, 그리고 자기상태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기준으로 움직여야 한다.》
○ 수시모집에서 영향력 커진 논술…대학별 출제 유형 접근부터
올해 대학입시 경향을 살펴보면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의 경우 논술의 비중이 매우 높다. 특히 수시모집에서 논술의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올해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인하대 등은 수시모집 정원의 절반가량을 논술 100% 전형으로 선발한다. 그 밖의 대학들도 30∼50%의 정원을 논술고사로 뽑는다. 전반적으로 내신성적 비중이 줄고 논술 비중이 확대되는 공통적인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출제 유형을 살펴보자. 각 대학은 오랜 기간 입시를 치르면서 저마다 특징적인 유형을 안착시켰다. 올해 입시에서도 일부 대학이 문제 유형에 크고 작은 변화가 있을 것을 예고했지만, 대부분 전년도 문제 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험생들은 지원 대학의 기출문제 위주로 논술고사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2009학년도 수시논술 기출문제와 2010학년도 모의논술, 예시문제에 대한 점검은 필수적이다.
대학마다 출제 유형에 차이가 있으나, 인문계 논술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주요한 문제해결능력은 △제시문의 논지 파악 △제시문의 관점이나 주장에 대한 비교 분석 △제시문의 관점이나 입장을 구체적 사례 분석에 적용하기 △제시문의 논리와 논증구조 분석, 수리적 추론 △제시문과 연관해 도표나 통계자료 해석하기 등이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인문학적 제시문보다는 사회현상과 관련된 제시문이 주를 이룬다.
자연계 논술의 경우는 수학과 과학의 결합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단순 암기가 아닌 연관성을 기반으로 한 통합적, 해석적 사고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고교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론이나 원리를 소개한 뒤 이에 대한 응용을 요구하는 유형이 대표적. 실생활 속 특정상황, 자연 및 사회현상을 제시하거나 또는 그것들을 정리한 자료를 제시한 뒤 이에 대한 수리적 분석을 요구하기도 한다. 일차원적인 문제 해결을 넘어 순차적인 논리 전개를 이끌어내고, 근본적인 원리 도출이나 증명을 해야 하는 문제가 대세를 이룬다.
○ 인문계 대비전략
인문계 논술은 △주어진 문제를 파악하고 작성할 글의 구조를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과 △답안지에 글을 작성하는 과정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전자에서는 대학별 출제 경향과 출제 의도를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후자를 위해서는 실제로 글을 많이 써보는 것보다 더 좋은 대비책이 없다.
①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논술은 출제 의도를 파악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논점이 일탈되지 않는다. 논제를 통해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시문을 해석해 나가야 한다.
②글감에 대한 정확한 정리와 글의 구조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준비작업 없이 곧바로 글쓰기를 할 경우 중반 이후부터는 흐름을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주어진 시간의 30% 정도는 과감하게 글감 정리와 글의 구조화에 투자해야 한다. 즉 서론과 본론, 결론의 분량과 소재를 미리 정리하고 글감에 대한 의미 부여 및 분량 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③전년도 기출문제와 올해의 예시문제, 모의논술을 철저하게 점검해야 한다. 논술고사에는 학교별 성향과 방향성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자신이 지원하는 대학들의 기출문제와 모의논술을 적극적으로 풀어보는 ‘선택과 집중’의 논술 학습이 필요하다.
④문제 유형에 대한 분석이 요구된다. 논술의 유형이 다양하기 때문에 막연한 글쓰기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요지파악 유형, 논지와 논증구조 파악 유형, 공통점과 차이점 분석 유형 등 문제의 유형과 문제들이 요구하는 답안의 글자 수를 감안해 맞춤형 접근이 요구된다.
⑤많이 쓰는 연습도 중요하지만 한 번을 써도 제대로 쓰고 점검하는 연습이 더 중요하다. 글을 쓰고 첨삭한 뒤 고쳐 쓰기까지 마무리해야 한다. 한 문제마다 집중하여 풀어나가고 완전한 이해를 목표로 글을 써나가도록 한다.
○ 자연계 대비전략
자연계 논술을 위해서는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 내용에 집중하는 것은 기본이다. 여기에 더해, 주변에서 접하는 많은 과학적 지식을 단순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왜’라는 의문을 갖는 자세가 필요하다.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 논술에서 요구하는 사고의 흐름을 자연스레 체득할 수 있을 것이다.
①공식을 외우기 전에 이 공식이 어떻게 도출되었는지 이해하는 습관을 갖는다. 무조건적인 공식 암기와 단순 적용, 수동적 학습 자세는 논술에서 요구하는 문제해결능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②각 분야가 맺는 연관성을 파악하고 유기적,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벡터 문제를 두고 행렬을 이용해 풀어보거나, 함수 문제를 집합을 이용해 설명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다.
④모의논술을 학습할 때 풀이한 결과만 기억하지 말고 결과에 도달하기까지 모든 사고의 흐름을 스스로 정리하도록 한다. 배운 문제가 나와도 사고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서 글을 못 쓰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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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형주 CS교육컨설팅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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