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씨 유골함 도난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양평경찰서는 17일 납골분묘 대리석 조각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유전자(DNA) 분석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또 사건 발생 전 최 씨의 묘 위치를 묻는 전화가 공원 관리소에 걸려온 사실을 확인하고 통화 기록 분석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도난사건이 발생하기 5∼7일 전에 중년 남자가 갑산공원 관리소로 전화를 걸어 납골묘 위치를 수차례 물어봤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력한 증거물로 추정됐던 소주병 2개는 최 씨 추모객들이 마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측은 “식당을 운영하는 권모 씨(40) 등 남녀 3명이 15일 오전 2시 반부터 1시간가량 납골묘에 머물렀다”며 “이들이 소주를 나눠 마신 뒤 병을 두고 돌아갔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최 씨의 팬으로 그동안 3, 4차례 묘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이 현장상황과 일치하는 등 범행 관련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감식 결과도 소주병에서 나온 지문은 이들의 것과 일치한 반면 대리석 조각에 있던 지문과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양평=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