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개학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남은 방학동안 ‘교과서’로 2학기 주요과목을 예습하는 것은 어떨까.
1학기 때 중위권에 머물렀던 학생, 방학동안 2학기 선행학습을 거의 못한 학생이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요령껏 교과서를 한번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수업에 대한 집중도가 확실히 높아지고, 성적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직 중학교 교사가 제안하는 ‘개학 전 1주일 교과서 200% 활용법’을 주목하자.》
○ 국어: 흥미로운 작품 먼저 읽어보기
서울 무학중 김정은 국어교사는 “교과서를 훌륭한 자료집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했다.
먼저 교과서를 전반적으로 훑어보자. 목차는 어떻게 구성됐는지, 어떤 글과 사진이 실렸는지, 이름을 들어본 작가의 작품이 있는지, 어떤 단원이 가장 재미있어 보이는지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본다. 마음에 드는 글이 있으면 한두 편을 정독하는 것도 좋다.
단원별로 학습 목표를 확인하고, 본문 옆의 질문을 참고해 답을 찾으면서 글을 읽으면 이해가 쉽다. 교과서를 읽을 때는 단락의 핵심어를 찾아 동그라미치거나 다른 색깔 펜으로 ‘나만의 기호’를 사용하며 메모한다. 글의 앞, 뒤에 나올 내용을 상상하며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 교사는 “모든 단원을 꼼꼼히 읽고 예습하는 방식은 자칫 수업시간의 흥미를 떨어뜨리므로 교과와 관련된 다른 읽을거리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1학년 2학기 ‘문학의 즐거움’ 단원에서는 시, 소설, 기행문, 옛 이야기가 한 편씩 실려 있다. 여러 편의 시를 읽고 마음에 드는 시를 암송하거나, 여름방학 때 다녀왔던 여행지와 관련된 책을 읽고 기행문을 써보도록 한다. 2학년은 2학기에 ‘낱말의 형성법과 관용어’ 단원을 배운다. 미리 합성어, 파생어, 동음이의어, 형태소, 음운 등에 대한 개념을 익혀두면 좋다. 3학년은 ‘고전 문학의 감상’ 단원을 배우기에 앞서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골라 전문을 읽도록 한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우리나라 설화, 심청전, 구운몽, 박씨전 등을 미리 읽어보자.
☞ 추천! 교과서와 함께 하면 좋은 학습
현직교사로 구성된 비영리 독서문화단체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www.readread.or.kr)’ 등 독서 사이트를 활용해 학년별 수준에 맞는 책을 찾아 읽어보자. 책을 읽은 후엔 3, 4줄 정도로 간단히 서평을 정리하고 관련된 주제의 다른 책을 찾아보도록 한다.
○ 영어: 단원별 기본 문법 노트에 정리하기
서울 광남중 서지형 영어교사는 “다양한 활동(activity)을 하도록 교과서가 구성된 만큼 모르는 단어와 표현이 나오면 수업시간에 자신감을 잃기 쉽다”면서 “평소 영어공부가 벅차다고 느끼는 중위권 학생은 2학기 내용을 반드시 짚어보라”고 조언했다. 먼저 단원의 핵심 표현과 기본 문법을 확인하자. 기본 표현은 다이얼로그(대화 지문)에 응용되는 것은 물론 시험에도 빠지지 않는다. 한 단원에 일반적으로 2, 3가지 문법이 소개된다. 2학기 전 단원에서는 15가지 내외의 문법을 배우게 된다. 일단 노트에 교과서의 단원별 문법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직접 쓰면서 정리하자. 1학기 때 배운 문법도 함께 정리하면 더욱 좋다.
예를 들어 △1학년은 시제, 동명사, to 부정사의 개념과 활용 위주로 △2학년은 to 부정사의 용법, 비교법, 빈도부사, 사역동사 △3학년은 현재완료시제, 관계부사와 관계 대명사의 개념, 가주어, 강조 구문 등으로 정리하자. 서 교사는 “기본적인 교과서 문법을 한번 정리하는 것으로도 좋은 예습이 된다”고 조언했다.
☞ 추천! 교과서와 함께 하면 좋은 학습
쉽게 구성된 기본 문법서를 구입해 더 자세한 내용을 공부하고 싶을 때 도움을 받자. 어휘는 실력에 맞는 교재를 선택해야 한다. 지나치게 많은 어휘가 실린 교재로 공부하면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중위권이라면 참고서나 문제집에 정리된 필수 단어를 먼저 공부하자.
○ 수학: 그림책 보듯 교과서 훑어보기
수학은 관련 단원의 공부가 충분하지 않으면 다음 단원의 학습이 어렵다. 정수와 유리수의 사칙연산이 어려웠다면 문자를 사용하는 식의 계산은 더욱 어려웠을 것이고, 문자와 식에 익숙하지 않으면, 일차방정식은 멀게만 느껴지는 법.
서울 중랑중 백선영 수학교사는 “2학기 수학은 1학기와 다른 영역을 다루기 때문에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려는 중위권에게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1학기 때 연산 연습이 필요한 부분이 많았다면 2학기 때는 전반적으로 읽고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한 단원이 많다. 수학책을 그림책 보듯이 훑어보자. 한번이라도 눈에 스친 용어, 그래프, 표, 그림은 수학을 익숙하게 느끼게 하고 수업의 이해를 높인다.
1학년 2학기의 중요 내용은 ‘통계’와 ‘도형’이다. 교과서를 펼쳐 통계 단원에서 새로 나온 용어를 익히자. 초등학교 때 배운 표와 막대그래프, 꺽은 선 그래프 등 다양한 그래프를 왜 배웠는지 생각해보자. 용어를 이해한 뒤에는 주어진 자료를 표나 그래프로 그려보자.
2학년이라면 ‘확률’ 단원을 예습하자. 경우의 수와 확률을 구분하는 것이 헷갈리기 쉽다. 교과서의 개념설명 부분을 여러 번 읽어보자. 3학년은 ‘통계’와 ‘도형’을 배운다. 1학년 때 배운 통계와는 내용이 약간 다르다. 두 가지 종류의 자료를 조사하고 이들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생각하는 단원이다. 2단원에서 배우는 피타고라스의 정리는 이름에서 오는 생소함을 줄이기 위해 개념을 공부하기 전에 그에 관한 다양한 일화를 찾아보도록 한다.
☞ 추천! 교과서와 함께 하면 좋은 학습
2학기 수학은 지난 학년에서 배운 내용을 참고해 공부하자. EBS 강의나 시도 교육청에서 운영하는 학습 사이트를 참고해 지난 학년 때 무엇을 배웠는지 확인해보자. 취약한 단원과 연계된 단원 위주로 강의를 들어 간단하게라도 정리하면 큰 도움이 된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