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이 다가왔다. 특히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은 목표 대학별로 변화된 입시전형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대비 전략을 짜는 일이 중요해졌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KAIST, 포스텍 등 5개 대학의 수시 전형에 입학사정관제 도입, 서울대와 KAIST의 전형 일정 중복 같은 큰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 입학사정관제 태풍의 눈
2010학년도 대입의 화두는 입학사정관제. KAIST와 포스텍을 비롯한 이공계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KAIST는 1차 수시모집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인 ‘학교장 추천 전형’을 처음 도입했다. 5월 말 전국 651개 일반계 고교에서 1명씩 학교장 추천을 받은 뒤 입학사정관이 고교를 직접 방문해 면접한 결과와 심층면접 결과를 합해 최근 150명을 선발했다. 포스텍은 정시 모집을 폐지하고 수시모집에서 300명 전원을 입학사정관제로 선발한다. 고려대와 연세대 역시 학생부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전형을 없애고 입학사정관제로 변경했다. 물론 교과 성적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비교과 수상실적이나 자기역량을 나타내는 서류가 뒷받침되어야 합격이 가능해졌다.
입시 일정을 살펴보면 서울대와 KAIST의 전형일자가 겹치는 점이 눈에 띈다. 이에 반해 매년 같은 날 실시하던 고려대와 연세대의 전형일정이 각각 수능 전후로 분리돼 경쟁률의 변화가 예상된다.
○ 달라지는 대비 전략
올해 수시모집에서 자연계 상위권 학생들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먼저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돼 서류의 중요성이 커졌으므로 추천서, 자기소개서를 통해 자기 소질과 적성, 잠재력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다. 수상실적 같은 이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과학고 학생이 아닌 경우 다양한 수상실적을 갖추기란 힘든 게 현실. 지원학과와 관련된 과목의 성적과 내신 성적 상승 추이는 여전히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점차 비중이 높아지는 심층면접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을 보자. 일차적으론 학생부 교과 성적이 중요하지만 기초소양을 보는 수학, 과학 심층면접이 강화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공대 지망생은 수학, 자연대 지망생은 생물·화학 과목에 대한 숙지가 필요하다. 2단계에서 서류와 심층면접 형태로 선발하는 특기자전형도 심층면접의 영향력이 매우 크므로 적극 준비하면 서류의 불리함을 극복하는 기회로 바꿀 수 있다.
포스텍도 2단계에서는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심층면접 전형이다. 이에 따라 서울대 특기자전형과 함께 대비하고 복수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려대와 연세대처럼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은 전통적으로 논술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수학, 과학 논술에 대비해야 한다. 대체로 과학Ⅰ만 공부해서는 쉽게 접근하기 힘든 주제가 제시된다. 수학에서도 이해력 추론 증명 등의 형태가 출제되므로 수능 대비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과학II를 비롯한 광범위한 영역에서 출제되므로 기출문제 위주로 학습하는 게 효율적이다.
KAIST는 2차 수시모집에서 서류를 통과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집단토론, 개인면접, 주제발표를 실시한다. 토론에 참여하는 자세, 결과를 도출해 나가는 합의 과정, 개인면접을 통한 역량 표현, 발표 능력 등을 본다는 점을 참고한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