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특설무대 수만명 몰려 “실패아닌 연기… 꼭 성공할것” 참관단, 연구진에 격려 박수 ■ 나로호 발사중지… 잠시 멈춘 ‘우주의 꿈’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19일 카운트다운 도중 갑자기 중지되면서 성공적인 발사를 기원했던 시민들은 실망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발사 중지가 발사 후 폭발 등 치명적인 실패가 아니라 발사 연기라는 점에서 “너무 실망하지 말고 재발사에 만전을 기해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며 격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동에서 발사를 지켜보던 한승수 국무총리 등 주요 참석자들은 발사 시계가 멈추자 굳은 표정으로 화면을 응시했다.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이 “죄송하지만 오늘 발사는 못할 것 같다. 재발사 일정을 잡겠다”며 침통한 목소리로 설명하자 오히려 참관석에서는 연구원들을 격려하는 박수가 나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참모들과 함께 나로호 발사가 중단되는 광경을 TV로 지켜봤으며 오후 5시 40분경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부터 발사 연기의 경위를 보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발사 연기가) 외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며 “발사 전 문제점을 발견해 발사가 연기된 것이 다행”이라고 말했다. ○…나로호 발사를 주도한 항공우주연구원 소속 300여 명의 연구원들은 대전의 연구원 대강당에 모여 발사 장면을 지켜보다 발사 중지가 결정되자 안타까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한 연구원은 “꼼꼼히 원인을 해결한다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20일 오전 4시 이후 나로호에 실려 있던 과학기술위성2호와 첫 교신을 주고받을 예정이었던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의 연구원들도 상황실에서 모니터를 보다 발사 중지가 결정되자 안타까워했다. ○…19일 오후 4시 52분경 전남 고흥군 영남면 남열해수욕장. 역사적인 장면을 보기 위해 모래밭을 가득 메운 수만 명의 인파는 가슴을 졸이며 나로호의 발사 과정을 지켜보다 카운트다운을 하던 시계가 7분 56초를 남겨놓고 정지되자 크게 술렁였다. 이들은 특설무대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을 통해 TV 중계를 지켜보다 끝내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발사 중지가 결정됐다”는 자막이 뜨자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에서 부모와 함께 현장에 온 이모 군(15·중2)은 “몇 차례 발사가 연기되면서 걱정이 컸는데 오늘 현장까지 와서 이런 상황을 접하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경기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에는 이날 오전부터 어린이와 시민 관람객 600여 명이 모여 앞마당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으로 나로호 발사 카운트다운을 지켜봤다. 하지만 발사가 중지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하나둘 자리를 떴다. 이날 과학관은 나로호의 성공적인 발사에 맞춰 물로켓 발사 같은 다양한 행사가 포함된 ‘발사 성공 기원 한마당’을 마련했지만 나로호 발사 중지로 모든 행사가 중지됐다. 나로우주센터(고흥)=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uneasy75@donga.com 고흥=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