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 29일 A 씨(45·무직)는 광주 동구 소태동 빈집에 들어가 모자를 훔치다 순찰 중인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경찰관들은 A 씨를 광주동부경찰서로 연행하기 위해 순찰차 뒷좌석에 태웠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법. A 씨는 순찰차를 타고 가던 중 지구대 김모 경장(41)의 손가방을 훔쳤다. 손가방에는 25만 원 상당의 MP3플레이어와 책 등이 들어 있었다. 당시 김 경장은 현행범인 A 씨를 붙잡아 지구대까지 연행했으나 경찰서로 넘길 때는 순찰차에 타고 있지 않았다.
경찰서 측은 절도 피해 액수(모자값)가 적어 A 씨를 불구속입건했다. 훔친 손가방을 들고 경찰서를 나섰던 A 씨는 순찰차에서 물건이 없어진 것을 수상히 여긴 김 경장의 신고로 범행이 들통 났다. 경찰서 폐쇄회로(CC)TV 분석에서도 A 씨의 범행은 그대로 드러났다. 조사를 받던 A 씨가 문제의 MP3를 듣고 있었던 것.
하지만 경찰은 A 씨 소재를 파악하는 데 한동안 애를 먹었다. A 씨가 다른 절도 범죄로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기 때문. 경찰 관계자는 “순찰차 내 절도사건은 20년 경찰생활에서 처음 겪은 사건”이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