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강원 춘천시에 대규모 행사가 집중돼 감염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강원도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군인 61명을 포함해 156명의 신종 플루 확진환자가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30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15일까지 확진환자는 83명이었지만 일주일 동안 두 배가량 급증한 셈이다. 더욱이 의심 증세를 보인 200여 명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서 확진환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8개 시·군별 확진환자는 춘천이 61명으로 가장 많고 원주 18명, 강릉 17명, 인제 10명, 동해 철원 화천 각 8명 등이다. 춘천이 가장 많은 것은 지역에 주둔하는 군인 20여 명과 강원도에서 연수하던 수습 행정관 13명이 집단 감염됐기 때문이다. 또한 7월 서울∼춘천 고속도로 개통으로 유동 인구가 급격히 늘어난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시점에 외지인들이 몰리는 대규모 행사가 6개나 열려 신종 플루 확산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26∼30일 송암스포츠타운과 대룡산 활공장 등에서는 ‘2009 춘천국제레저 프레 경기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에는 웨이크보드, 댄스스포츠, 스포츠클라이밍 등 11개 종목에 50개국 60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26∼31일 춘천시 삼천동 수변공원 등지에서는 ‘춘천 막국수 닭갈비 축제’가 열린다. 지난해 이 축제에 75만 명이 찾았으나 올해는 고속도로 개통 영향으로 100만 명 넘게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26∼28일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는 초중고교 85개 팀 4000여 명이 참가하는 ‘제7회 춘천 전국관악경연대회’가 열리고 27∼29일 한림성심대에서는 700여 명이 참석하는 ‘제5회 국제여가심포지엄’이 예정돼 있다. 이어 29∼31일 송암스포츠타운 내 호반정에서 2000여 명의 선수단과 임원들이 참가하는 ‘제1회 의암 류인석의병장배 전국궁도대회’가 열리고 30일에는 프로축구 강원FC의 춘천 홈경기가 펼쳐진다.
이에 따라 춘천시는 7개 반 66명의 방역대책반을 편성하는 한편 행사장에 관련 부스를 설치하고 의료반을 상주시키기로 했다. 실내에서 열리는 전국관악경연대회, 국제여가심포지엄 행사장과 국제레저프레경기대회 댄스스포츠 개최 장소인 호반체육관에 화상발열감지기와 전자동손소독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각 행사 조직위원회와 춘천시보건소 간에 긴급 연락체계를 구축해 의심환자 발생시 신속히 대응하기로 했다.
춘천시보건소 관계자는 “신종 플루가 확산되는 때에 대규모 행사가 열려 걱정스럽지만 예방과 초기 대응만 잘하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며 “방문객들에게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 각별히 신경 써 줄 것을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