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본격적인 개학철을 맞았다. 하지만 신종 인플루엔자A(H1N1·이하 신종플루) 유행으로 개학 첫 날부터 교실은 혼란스러웠다. 이날 현재 전국 초중고교 38곳이 신종플루로 인해 휴교하거나 개학을 미룬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3일에 9곳이던 휴교 학교는 14개 교로 늘었다. 개학을 미룬 학교는 17개 교나 급증해 24개 교가 됐다. 이날 개학한 학교에서는 "열이 나는 것 같다"며 불안한 기색으로 보건실을 찾는 학생,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을 듣는 학생 등이 눈에 띄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월촌초교는 학생 20명에게 '등교를 자제해달라'고 통보했다. 이들은 개학날 기준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지 일주일이 안됐기 때문. 최근 4학년 아들과 태국에 다녀온 주부 곽지훈 씨(35)는 "아이가 개학을 기다렸는데 학교에 못가니 무척 서운해 한다"며 "혹시 몰라 학원에도 보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거제시의 경우 17개 중학교가 학부모와 학생들의 동요를 고려해 개학을 연기했다. 이날 개학한 경남 사천고교는 3학년 남학생 한 명이 신종플루 지역감염 환자로 확인돼 학생들을 귀가시키고 31일까지 휴교에 들어갔다. 대다수 학교들은 자교 학생이 신종플루 의심 증세를 보이면 즉시 조퇴시켜 보건소나 병원을 찾게했다.
광주 무진중은 이날 감기 콧물 증세가 있는 학생 2명을 등교 즉시 귀가시키고 병원 진료를 받도록 했다. 학교 관계자는 "개학 첫날부터 신종 플루 때문에 학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20여개 중고교에서 신증 플루와 관련해 결석한 학생 수는 총 20여 명이었다.
개학 첫날 자녀를 학교에 보낸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등교시키기 겁이 난다"고 걱정스러워 했다. 이날 임시 휴교한 제주 제주중앙여고생 자녀를 둔 이모 씨(41·여)는 "전파력이나 감염속도가 강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수업이 정상운영 되더라도 학교에 보내야할지 고민"이라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지 말도록 단단히 일러뒀지만 동료 학생들과 접촉이 불가피해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날 아이들 등굣길에 도시락과 함께 '손 씻기 전용 소독제'나 마스크를 챙겨 보내는 학부모가 많았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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