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바뀐 교과서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의 심사에 최종 합격한 교과서의 면면을 살펴보면, 수준별 수업과 활동중심 학습을 강조한 7차 개정교육과정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교과서, 어떻게 변했을까. 그리고 어떻게 하면 변화한 교과서에 적응하고 이를 100% 활용할까. 내년부터 국어, 과학, 도덕, 한문, 기술가정 등의 교과서가 바뀌는 중학교 1학년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 교과서, 신세대와 소통하다
교과서 외형의 변화가 단연 눈에 띈다. 학생들로 하여금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새 교과서는 시각적 콘텐츠에 익숙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시대와 사회를 반영한 현장감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특히 중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는 기존 ‘국정’에서 올해 ‘검정’ 체제로 바뀌면서 심미적인 특성이 최대한 반영됐다. 시조 한 편을 읽더라도 시조의 정서가 풍부하게 담긴 삽화가 함께 등장하는 것.
두산동아의 중1 국어 교과서가 눈에 띈다. 3단원 ‘단어의 분류와 쓰임’에는 학생들이 어렵게 받아들이는 ‘품사’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기 위해 우주선 모형의 그림자료(사진 [1])가 한 페이지 가득 나온다. 이때 조그마한 우주접시를 타고 있는 귀여운 외계인이 ‘관계언’이라는 단어를 가리키면서 “주로 체언에 붙어 체언의 역할을 나타내는 관계언은 ‘조사’야”라고 설명하는 것. 이 단원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그림으로 시작하는 단원의 길잡이’ 코너에는 단발머리 여학생과 까까머리 남학생이 만화 속 인물로 등장해 ‘힘차게’ ‘들판을’ ‘펼쳐진’ ‘달리자’ ‘가을’ ‘드넓게’와 같은 단어들을 두고 ‘문장 빨리 만들기 달인’을 뽑는 대회를 벌이는 모습이 흥미진진하게 소개된다.
○ 교과서 생활 속 이야기와 만나다
밑줄 치고 달달 외우기 위한 교과서는 더는 의미가 없다. 교과서 속 내용이 실생활 속 지식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새로운 교과서의 방향.
이런 맥락에서 볼 때 400쪽이 넘는 두산동아의 중1 과학교과서는 한 권의 백과사전 같다. ‘가까운 과학, 신비로운 자연, 함께하는 과학’이라는 콘셉트가 구현된 두산동아 교과서는 △과학이 인간생활에 미치는 영향 △직업·환경 문제 등 사회 속에서 만나게 되는 과학의 세계가 다뤄진다. 특히 탐구활동의 소재가 현실과 가까워지면서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는 점이 포인트.
중1 과학 10단원 ‘정전기’는 2004년 2월 미국 텍사스 주의 주유소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고를 담은 폐쇄회로(CC)TV 사진(사진 [2])으로 시작된다. 운전자가 주유기 손잡이에 손을 가져가는 순간 폭발이 일어나면서 자동차에 불이 옮겨 붙었던 이 화재사건을 통해 학생들은 생활 속에 정전기의 원리가 숨어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 교과서 한 권으로 예습, 복습 완성
새로운 교과서를 100% 활용해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교과서에 대한 편견을 버리자. 쉽고 재밌어진 교과서를 일단 펼치는 것으로도 학습의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수업 전에는 국어 교과서의 단원 도입부분을 ‘소리 내어 끊어 읽기’ 해보자. 문장을 어디에서 끊어 읽어야 하는지, 어느 단어를 강조해야 하는지를 확인하면서 읽다 보면 본문을 이해하는 실력도 늘고 말하기에도 도움이 된다.
복습은 ‘문장 잘라내기’를 시도해 보자. 본문에서 가장 중요한 문장 혹은 핵심어를 남기고 모두 지운다는 생각으로, 단원별 주제를 찾는 방식으로 복습하자.
과학은 교과서를 재밌는 ‘과학잡지’라고 생각하며 예습하자. 삽입된 사진과 그림자료를 먼저 훑어보면서 단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단원 마지막의 평가문제는 반드시 짚어야 한다. 실제로 교사들이 시험문제를 출제할 때 기본으로 삼는 것이 교과서의 단원 마무리 문제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