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 전 ‘오답노트’ 풀며 컨디션 조절
추석 이후 매일 수능일처럼 ‘모의고사’
9월 모의평가를 일주일여 남긴 이 시점에 벌써부터 자포자기하면서 재수 혹은 삼수를 고려하는 수험생이 적지 않다. 짧은 기간에 모의평가 점수를 끌어올릴 엄두가 나지 않는 데다 9월 모의평가점수를 ‘70일 후에 받을 수능 점수’라고 단정하면서 조급해지는 탓이다.
9월 모의평가 전 일주일, 그리고 모의평가 후 수능까지 10주. 천금같은 두 시기를 어찌하면 주도면밀하게 보낼 수 있을까. 비결을 알아보자.
[Before 모의평가 → 1주 전략] 실전감각 유지하며 취약 부분 공략하라
9월 모의평가는 분명 수능이 아니다. 긴장과 두려움을 버려라. 최고의 컨디션으로 실력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하라. 지금까지 공부해온 방법에 변화를 주지 말고, 가능한 한 실전감각을 유지하라.
취약 영역이 뚜렷한 중위권 학생인가? 그렇다면 ‘오답노트’가 최선의 해결책이다. 오답노트 속 틀린 문제를 중심으로 공부하다 보면 취약 부분을 자연스럽게 알고 공략할 수 있다.
오답노트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그래도 방법은 있다. 지금까지 치른 모의고사를 중심으로 틀린 문제들을 다시 풀어보자. 왜 틀렸는지 반드시 메모해 그 이유를 시험지에 써붙여 놓자.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비록 맞힌 문제일지라도, 자신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맞힌 문제도 추려내 원리와 개념을 제대로 알 때까지 복습해야 한다는 것. 어설프게 공부해 맞힌 문제는 약간만 변형된 형태로 출제되면 틀리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상위권 학생이라면 오답노트로 취약 영역을 점검한 후 고난도 문항이나 새로운 유형의 문항에 적극 대비한다. 반면 하위권 학생은 언어, 외국어, 수리 가운데 한 과목, 탐구영역 가운데 두 과목 정도를 골라 전략적으로 집중한다.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나머지에 집중하란 얘기. 중위권 학생은 취약 영역을 위주로 1차 점검을 마치고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점수를 올릴 수 있는 탐구영역에 집중하자. 이때는 출제 비중이 높은 단원 위주로 공부한다.
모의평가 전날에는 가급적 시험당일 일정에 맞춰 실전처럼 문제를 풀어보자. 실전에선 특히 언어영역과 외국어영역에서 시간이 부족해 뒷부분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 이들 과목은 듣기 평가 시간을 반드시 감안해 실전처럼 시간 안배하는 훈련을 하자.
이만기 유웨이 중앙교육 평가이사는 “6월 모의평가를 비롯한 올해 실시된 모의고사를 분석해 문제유형을 익히고, 취약 부분 위주로 공부하면 짧은 시간에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After 모의평가 → 10주 전략] 개념 위주로 빈틈 공략하고 ‘수능 사이클’로 전환
“9월 모의평가만 제대로 분석해도 성적을 올릴 수 있어요.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되고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마음에 조급함이 앞설 때지만, 이때 전략적으로 공부하면 남은 10주 동안 영역별로 10점씩 올릴 수 있습니다.”
올해 서울대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한 구본석 씨(사진·21)는 지난해 9월 모의평가에서 450점대를 받았고 수능에서 480점대 후반으로 ‘마무리’했다. 10주 동안 약 30점을 올린 셈이다. 구 씨는 ‘이 시기가 진짜 마지막 역전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구 씨는 9월 모의평가 직후부터 수능까지 남은 10주의 기간을 ‘추석 전’ ‘추석 후’의 두 덩어리로 구분했다. 추석 전 약 4주 동안엔 개념위주로 기출문제를 풀면서 ‘빈틈’을 공략했고, 추석 이후에는 매일 수능 시험시간에 맞춰 모의고사 문제를 풀었다.
구 씨는 일단 수능 출제경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6, 9월 모의평가와 최근 3년 치 수능 기출문제를 살폈다. 자신이 어떤 단원의 어떤 개념을 묻는 문제에서 주로 틀리는가를 분석했다. 한 문제 한 문제 공을 들여 풀이과정을 연구했고, 항상 틀리는 부분은 그 개념을 공부했다.
수학을 예로 들어보자. 구 씨의 경우 ‘경우의 수’, ‘확률과 통계’ 단원은 개념을 정확하게 모르더라도 ‘감’에 의존해 문제를 맞히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나 풀이에 확신이 없었다. 구 씨는 다양한 방법으로 문제를 풀어 확실한 문제풀이 경로를 익혔다. 틀린 문제 옆에는 반드시 개념을 정리하는 메모를 남겼다. 이렇게 빈틈을 찾아 메우다 보니 점수가 ‘새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내가 무엇을 정확히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만 확실히 숙지해도 큰 성공이다. 아는 부분은 더 심도 있게 이해하려고 하고, 모르는 부분은 보완하면 되기 때문이다.
추석 이후가 되면 무조건 ‘수능 모드’로 전환해야 한다.
구 씨는 매일 수능을 본다는 마음으로 실전과 똑같이 시간을 정해놓고 모의고사 문제를 반복적으로 풀었다. 실전감각을 익히고 시간 안배 훈련을 하기 위해서였다. 매일 시험이 끝나면 저녁에는 채점을 하고 틀린 문제를 정리했다. 수능일의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도록 평상시에도 매일 실전에 대비함으로써 긴장감에 익숙해지려 했다.
구 씨는 “9월 모의평가 후엔 수시 지원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시기에 집중력을 흐릴 수 있다”면서 “수능을 최종 목표라고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마음을 다잡으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