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에듀칼럼/문제의 핵심은 ‘좋은 교육’

  • 입력 2009년 8월 25일 03시 04분


공부의 기술 전에 꿈을 생각하는 교육을

자녀교육 문제는 각 가정의 배경과 여건을 초월해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다. 신문과 책, 인터넷을 통해 쏟아져 나오는 교육정보는 어떻게 하면 시험 점수를 올릴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특목고나 명문대에 갈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하지만 자녀가 그 학교에 진학했을 때 앞으로의 인생에 어떤 점이 도움이 될지, 혹은 그 진로를 선택한 것이 어떤 목표를 위한 것인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채 모두 한 곳으로 몰려가고 있다.

학원에서는 ‘이렇게 하면 특목고에 갈 수 있다’ ‘우리가 지도하는 방식이 가장 좋다’며 책임질 수 없는 말들을 쏟아낸다. 그렇다고 해서 학교에서 일일이 자녀에 대해 진지한 진로상담을 해줄 것을 기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녀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엄마의 정보력’이라는 말도 있지만, 부모가 공부하면서 직접 판단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우왕좌왕하는 사이 귀한 시간을 놓치고 있는 것은 정작 아이들이다. 분명한 목표와 소신을 가지고 공부한다면 시간과 에너지, 돈의 낭비를 줄일 수 있는데 말이다.

필요한 것은 아이들에 대한 진로교육이다. 대학지원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도 미래의 계획이 없다. 대부분의 학생이 점수에 맞춰 대학과 전공을 결정한다. 다양한 선택지 중 스스로 진로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면 무작정 가방을 메고 학원에 다니는 학생은 줄어들 것이고, 학원 등 사교육업계는 시간이 지나면서 꼭 필요한 학원만 남는 구조로 변할 것이다.

이른바 ‘사교육과의 전쟁’은 공교육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수준이 있는데도 사교육이 필요 없는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비판에 그 핵심이 있다. 다른 전쟁터에서는 사교육업체 간의 경쟁도 이뤄진다. 교육소비자에게 더 좋은 상품을 더 낮은 가격에 제공하기 위해 교육업체들이 경쟁을 펼친다. 그리고 이런 공교육과 사교육의 경쟁, 사교육업체 간의 경쟁의 성과는 학부모와 학생에게 돌아가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교육업체는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밤 10시 이후 학원 수업 금지’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다면 학원은 ‘어떻게 하면 수입을 유지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10시 이전까지 아이들을 효과적으로 가르칠지’를 고민하면 된다. ‘학원 수강료 규제’가 정해졌다면 ‘어떻게 하면 법망을 피해 학원비를 더 받을지’를 고민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정해진 비용에서 학습의 기회를 경제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각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교육업체들이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교육상품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교육콘텐츠를 수출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이 열의뿐 아니라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일부 사교육이 가진 경쟁력은 인정해줘야 한다.

지금은 공교육과 사교육, 단순한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 우선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보자. 모든 가정이 짊어지고 있는 마음의 부담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박복남 ㈜타임교육 초등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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