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예쁜 친구 사진으로 유흥업소에 취업사기

경기 의정부시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최모 씨(45)는 4월 중순 한 인터넷 구직사이트에 ‘용모 단정한 20대 여성을 구한다’는 광고를 냈다. 얼마 뒤 이모 씨(24·여)로부터 “일을 하고 싶다”는 전화가 걸려왔지만 얼굴을 직접 보지 않고 고용하기가 껄끄러웠다.

이 씨는 인터넷 개인 홈페이지 주소를 알려주며 “많은 사진이 있으니 보고 판단해 달라”고 했다. 홈페이지 속의 여성은 큰 키에 미모가 빼어나 최 씨는 곧바로 함께 일하자고 연락했다. 그러자 이 씨는 “차비 20만 원을 송금해 달라”고 했고 최 씨는 곧바로 돈을 부쳤다. 그러나 이후 이 씨와는 통화가 되지 않았다.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종업원을 구하는 유흥업소 업주들로부터 교통비 명목으로 수천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이 씨와 맹모 씨(25·여) 등 2명을 24일 구속했다. PC방에서 알게 된 이들은 2005년 5월부터 4년여 동안 인터넷에 구인광고를 낸 전국의 유흥업소 업주 651명에게서 이 같은 방법으로 모두 64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160cm 초반의 키에 몸무게가 70kg가량인 이들은 2005년 경북 문경시의 한 다방에 함께 일하러 갔다가 “뚱뚱하고 못생겼다”고 ‘퇴짜’를 맞은 뒤부터 미모의 친구 사진을 대신 보여주는 방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밝혀졌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