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구 도화1동 남구보건소 인근의 상가 주민들은 조만간 시작될 인천지하철 2호선 ‘211공구 작업구’ 공사가 탐탁지 않다. 편도 1차로의 비좁은 도로에 지하 작업통로가 설치될 예정이어서 남구보건소 사거리 일대의 교통체증과 소음공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곳은 경인전철 주안역 환승역사와 옛 인천시민회관 사거리 역사 사이의 중간 지점.
이 일대 500여 개 점포 상인들은 최근 “하루 수천 대의 차량이 다니는 좁은 도로 통행을 제한시키면 교통마비와 함께 상권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며 공사 반대 진정서를 냈다. 이들의 반발로 인해 23일로 예정됐던 작업구 공사가 다음 달 초로 연기됐다.
작업구가 설치되면 지하에서 퍼낸 흙을 트럭으로 실어내는 작업이 대략 3년간 진행된다. 또 작업구 자리에는 지하철 환기구 시설이 별도로 설치된다.
공사가 이뤄진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카페골목’으로 불리는 공사장 주변 상가가 술렁이고 있다. 공사 피해를 예상한 일부 상점이 이전을 서두르고 있고, 건물 시세도 떨어질 조짐이다.
도화1동 주민대책위원회 이정남 위원장은 “상권이 살아나려고 하는 시점에 지하철 공사가 찬물을 끼얹게 될 판”이라며 “주민 설명회를 통해 작업구 설치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만큼 대안을 마련해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남구보건소 사거리에서 50m가량 떨어진 사유지(J교회 주차장)에 작업구를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인천지하철건설본부는 “작업구를 설치하더라도 야간이나 새벽 시간에 공사장 트럭이 다니도록 해 통행 불편을 최소화할 방침”이라며 “상인들의 요구대로 작업구 위치를 교회 주차장 쪽으로 옮길 수 있는지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남동구 인천대공원∼서구 오류동을 잇는 총연장 29.3km의 인천지하철 2호선은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기 직전에 개통될 예정이다. 211공구와 가까운 주안역은 국철과 연결되는 데다 주변 지역에서 재정비촉진지구 개발사업이 진행돼 인천지역 최대 역세권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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