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의 업적 및 일대기를 디지털기술과 스토리텔링(이야기형) 기법으로 구현해 전시하는 ‘세종이야기’가 광화문광장 지하에 들어선다. 서울시는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과 KT 광화문사옥 사이의 지하차도를 리모델링해 3200m²(약 970평) 면적으로 조성 중인 세종이야기를 10월 9일 한글날 세종대왕 동상 제막과 함께 개관한다고 27일 밝혔다.
세종이야기는 총 6개의 전시관과 이벤트마당, 영상관 등으로 구성된다. 각 전시관은 세종대왕의 어렸을 적 일화부터 왕위에 오른 뒤 민본(民本)사상 실천, 한글 창제, 과학기술 발전 등을 통해 성군의 자리에 오른 과정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연결된다.
첫 번째 전시관인 ‘인간 세종’에서는 어릴 때부터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표현한 영상이 상영된다. 양녕대군과의 일화와 세종의 품성, 취미도 함께 보여준다. 다음 전시관인 ‘민본사상’에서는 모자이크로 만든 세종대왕 사진이 전시되고 노비 출산휴가제도 도입과 세금제도 개편 등을 통해 살펴본 세종대왕의 민본사상이 3D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구현된다.
‘한글 창제’ 전시관에서는 한글 창제 결심, 비밀 프로젝트 진행, 최만리의 한글 창제 반대 상소, 훈민정음 반포로 이어지는 한글 창제 과정과 한글의 우수성을 연구하는 국내외 석학들의 인터뷰가 소개된다. 인도네시아 바우바우 시의 한글 사용 사례 등 한글의 세계화 과정도 함께 전시된다. ‘과학과 예술’ 전시관에서는 혼천의, 자격루 등을 홀로그램으로 보여주고 ‘위대한 성군 세종’ 전시관에서는 인재, 지식, 외교를 강조한 세종대왕의 리더십을 음각 모형으로 연출한다.
이 밖에 ‘소통의 뜰’에는 소규모 공연과 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고 세종대왕 관련 영상이 상영되는 ‘세종영상관’도 휴게공간과 같이 자리 잡는다. 세종문화회관 쪽 출구에마련된 ‘새 빛, 서울’ 전시관에서는 서울의 어제와 오늘을 사진으로 전시할 계획이다. 권혁소 서울시 문화국장은 “링컨을 알면 미국을 알 수 있듯 세종대왕을 알면 우리 역사의 정체성을 알 수 있는 상징적 공간으로 세종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야기는 개관 뒤 매일 오전 10시 반부터 오후 10시 반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시는 세종이야기의 개관과 함께 세종문화회관, 서울역사박물관, 금호아트홀 등 30여 개 공연장, 박물관, 미술관과 ‘세종벨트’라는 문화협의체를 만들어 전시, 공연 마케팅에 공동으로 나서기로 했다. 세종벨트설립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이청승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세종벨트 구축을 통해 광화문광장 주변을 미국 브로드웨이 못지않은 문화 명소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